[사설] 미국 물가 쇼크 환율 방어·수출 활로 부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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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환율마저 치솟고 있다.
수출은 활기를 잃어가면서 25년 만에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그만큼 환율 방어와 경제 버팀목인 수출의 활로 찾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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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환율마저 치솟고 있다. 이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의약품 등 생명공학 분야도 ‘미국 내 생산’ 지원을 공식화한 것도 걱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어제 국내 관련 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한미 양국 간 협의 채널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능력이 중요하다. 정부와 경제계는 비상한 각오로 난관 극복에 나서야 할 것이다.
미국 노동부가 그제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올랐다. 지난달 기록한 8.5%보다 낮지만, 애초 전망치 8.0%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특히 미국 내의 자생적 물가 상승 압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근원 CPI의 경우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는 0.6% 각각 올랐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펴고 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강도 높은 긴축 기조를 고수할 계획이다.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 충격은 국내외환 시장에 바로 반영됐다. 어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이 곧 1400원 선을 뚫고 연말에는 145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출은 활기를 잃어가면서 25년 만에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10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한 162억46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24억4300만 달러 적자였다. 적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14억8300만 달러)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무역수지는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75억51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 기록(206억2400만 달러)을 넘어섰다. 어제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환율 변동에 따른 경영 불안정 등을 우려하며 범정부 종합 수출지원책을 역설한 데서 다급함이 드러난다.
대외 악재가 전방위로 국내 경제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지난 1년 동안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0.25%포인트 6회, 0.50%포인트 1회) 올렸던 한국은행은 앞으로 0.50%나 0.75%포인트 인상 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얼어붙고 서민과 중산층 고통은 가중된다. 그만큼 환율 방어와 경제 버팀목인 수출의 활로 찾기가 쉽지 않다. 당국의 정교한 정책 공조와 긴 안목의 유연한 대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충격 완화와 파장 최소화에 주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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