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용산이 추구해야 할 '다섯 가지 꿀팁'

김정렬 대구대 자치경찰학전공 교수 2022. 9. 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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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에서 적극행정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을 전후해 관내를 둘러보며 용산의 진로를 모색해 보았다. 남산 아래 구릉지를 한강 물길이 감아 돌아 아늑한 지형의 용산구는 서울의 원도심을 대표한다. 용산역과 이촌동 평지는 활력이 넘치지만 효창공원과 후암동 산지는 정체된 상태이다.

김정렬 대구대 자치경찰학전공 교수

정부나 자치단체가 독주하기 어려운 거버넌스 시대를 맞이하여 용산의 발전을 선도할 구청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중앙정부나 서울시와의 협업을 유도하거나 시장이나 시민사회와의 협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명에 부응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창의적 결정과 신중한 집행 및 전방위 평가는 적극행정의 구비조건이다.

지금 용산이 추구할 5가지 발전목표는 용산공원의 테마를 확립하기, 서울의 신흥명소를 발굴하기, 남산의 가치를 제고하기, 용산역 배후부지를 재개발하기, 해방촌과 경리단길 공동체를 재생하기 등이다.

첫째, 용산공원의 테마를 확립하는 일은 싱가포르 원노스가 참고사례이다. 중동이 불안해지자 영국군대가 수에즈 운하로 떠난 것처럼 주한미군은 북한 방어보다 중국 견제에 유리한 평택 험프리스로 이동했다. 싱가포르는 영국군 주둔지에 바이오폴리스와 미래융합단지를 건설했다. 용산기지는 판교와 송도가 도심형 첨단산업단지로 부상했기 때문에 서비스산업에 특화한 한류문화단지가 적합하다.

둘째, 서울의 신흥명소를 발굴하는 일은 미국 보스턴의 프리덤 트레일이나 그린웨이 파크를 차용하면 유용하다. 용산은 외세의 침탈과 오염의 상처를 지닌 곳이라 공원커넥터 구상에 기반해 탐방로를 지정한다. 식민지 관문에서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문화역서울284 강우규 동상에서 출발해 생태고가 서울로7017과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서 안중근기념관과 경성신사터에 들른다. 후암동과 해방촌으로 내려와 경리단길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대통령실과 전쟁기념관을 경유해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 이르는 경로를 ‘독립의 길’로 명명한다. 이러한 여정마다 색다른 배경이 연출하는 남산타워의 모습은 백미이다. 더불어 추후 용산공원의 오염정화시설, 용산가족공원, 한강시민공원 등을 연계한 생태공원길 구상도 가능하다.

셋째, 남산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남쪽 경사면과 인근 주택가 간의 접근통로를 추가로 개설해야 한다. 베르겐과 인터라켄의 명물인 노면케이블카를 후암동이나 이태원 방향으로 부설하면 남산케이블카와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환경파괴 우려가 제약요인이지만 보고타나 라파즈가 케이블카를 달동네 교통수단이자 관광용도로 병행해 성공한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넷째, 용산역 배후부지인 용산정비창의 재개발은 서울시가 재개할 한강르네상스 구상과 연계해야 한다. 당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서울시 권역의 물길 강화에 주력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강하구의 남북한 공동활용까지 이어질 것이다. 강화도와 마포나루 간의 물길이 복원되면 용산은 물론 여의도, 김포, 파주 등지의 경제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다.

다섯째, 해방촌과 경리단길 공동체의 재생은 골목상권을 젠트리피케이션의 위협에서 보호해야 한다. 가로수길이나 홍대앞이 국내외 거대자본에 잠식되어 공동체가 무너진 과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해방촌과 경리단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일은 용산 상권의 원류인 이태원의 가치를 강화하는 첩경이다.

용산의 미래상은 대통령실의 발전구상과 직결된 문제이다. 군사기지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합동참모본부의 재배치도 불가피하다. 용산은 종로와 강남의 매개자를 넘어 원도심과 신도심을 아우르는 중핵을 표방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대통령실은 세종시 이전을 준비하는 과도기 청사를 자임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의 격차구조를 타파하는 균형 잡힌 ‘참발전’을 위해서는 관습헌법 수도보다 국민통합 수도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김정렬 대구대 자치경찰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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