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서 고구려·발해 삭제한 중국의 막무가내식 역사왜곡 [사설]

2022. 9. 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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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많은 예산을 들여 주변 민가를 철거하고 새로 발굴한 광개토대왕릉. 중국은 광개토대왕비를 지키기 위해 감시카메라 4대를 설치해 놓았다. [사진 제공 = 고구려연구회]
중국이 한·중·일 고대 유물전시회를 열면서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삭제했다고 한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 국가박물관이 지난 7월부터 열고 있는 '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물과 함께 제공한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까지 포함돼 있었는데, 중국 측이 이를 마음대로 빼고 뜯어고친 것이다. 그렇게 역사를 왜곡해 놓고서도 중국 측은 연표 하단에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했다고 버젓이 표기했다. 한중 수교 30년을 기념한다면서 우리의 역사와 전시물을 제멋대로 왜곡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자료를 성실히 전시하는 것이 국제 관례"라며 곧바로 수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중국 측은 황당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고구려 문제는 하나의 학술 문제"라면서 "정치적으로 이슈화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는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는 동문서답식 답변이다.

중국은 2002년부터 '동북공정(東北工程)'이란 이름으로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는 왜곡으로 물의를 일으켰는데 이를 다시 노골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 중국의 한국 역사왜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망언을 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관변단체인 중국인권위원회가 한국전쟁을 '미국의 침략전쟁'이라고 왜곡하기도 했다. 한국 문화침탈도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의 절임채소 파오차이가 김치의 원조라고 억지를 부리는가 하면 한복과 삼계탕, 아리랑까지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

고구려와 발해를 한국사 연표에서 삭제한 이번 사태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명백한 역사왜곡에 대해 정부는 중국에 단호하게 항의하고 수정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또 이런 역사왜곡이 다른 나라에 전파되지 않도록 역사학계와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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