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유로바스켓] 돌풍을 넘어 태풍이 된 '전차군단' 독일

서호민 2022. 9. 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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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이젠 돌풍을 넘어 태풍이 됐다. '전차군단' 독일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독일은 14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2 FIBA(국제농구연맹) 유로바스켓 그리스와의 8강에서 107-9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독일은 덕 노비츠키를 앞세워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5년 이후 17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이변이었다. 이번 대회 들어 에이스로 활약 중인 프란츠 바그너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고 상대가 NBA 슈퍼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앞세워 이번 대회 전승으로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던 그리스라 독일의 열세가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는 기우였다. 홈 코트의 독일은 그리스를 상대로 전반 4점 차로 뒤졌지만 내용상은 팽팽한 경기력을 유지했다. 오히려 3쿼터에 바그너, 오브스트 등이 잇따라 외곽포를 폭발하며 경기흐름을 가져왔다. 이날 독일은 무려 17개의 3점슛을 54.8% 확률로 꽂아 넣는 화력을 자랑했다.

데니스 슈로더가 26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그리스의 앞선을 압도했다. 경기 출전이 불투명했던 바그너도 선발 출전해 3점슛 5방 포함 19점 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다니엘 타이스(13점 16리바운드)와 안드레아스 오브스트(19점 3점슛 5개) 역시 제몫을 다했다.

독일의 상승세는 예선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B조 예선 첫 경기부터 강호 프랑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범상치 않은 출발을 예고했던 독일은 죽음의 조라 불리는 B조 조별예선에서 4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몬테네그로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데 이어 8강에서는 '괴인' 아데토쿤보가 버티는 우승후보 그리스마저 무너뜨리며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은 독일에게 분명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막강 화력도 이번 대회 독일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동력 가운데 하나다. 이는 공격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평균 득점 93.6점으로 전체 참가국 중 단연 1위다. 경기당 팀 평균 3점슛 성공 개수 역시 12.9개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폭발적인 공격력은 물론 안정적인 수비력까지 갖추며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가 안정화된 느낌으로 이번 대회 순항하고 있는 독일이다. 무엇보다 에이스 한 명에 의존하지 않고 코트에 선 모든 선수가 고르게 제 몫을 해내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그중 주장 슈로더는 팀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리더십을 발휘, 호평을 받고 있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우승권과는 다소 멀어보였지만, 이제는 독일이 그 이상을 바라본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4강 무대를 밟은 독일 선수단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독일의 4강 상대는 다름 아닌 '무적함대'라 불리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8강에서 핀란드를 꺾고 11회 연속 4강에 진출, 전통의 강호다운 위용을 이어갔다.
독일의 빅맨 타이스는 그리스전 승리 후 "유로바스켓 시작 전부터 우리의 목표는 메달권이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으며 이틀 뒤 스페인전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독일의 외곽을 책임진 바그너도 "오늘 우리의 3점쇼는 끝이 났지만, 이게 모레 열릴 스페인전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라며 "우리는 다음 경기에서 스페인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 오늘 승리의 기쁨은 빨리 잊고 스페인전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노비츠키가 MVP를 수상했던 2005년 대회 이후 유로바스켓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 돌풍을 넘어 태풍급 파란을 이어가고 있는 독일이 스페인의 아성마저 무너뜨리고 17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사진_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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