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윈스키 스캔들 수사, 클린턴을 궁지로 몰았던 '스타 전 특검' 별세

김서영 기자 2022. 9. 1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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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정부 시절 ‘르윈스키 스캔들’을 수사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고 갔던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사진)가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6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족은 스타 전 특검이 휴스턴 병원에서 약 넉 달간 집중 치료를 받다 이날 수술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텍사스주 버넌에서 태어나 샌안토니오에서 성장했다.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하고 듀크대 로스쿨에서 학업을 마친 뒤 1975년부터 1977년까지 워런 버거 연방대법원장의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했다.

30대부터는 법률가로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워싱턴 항소법원 연방판사로 임명됐고,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1989년 법무부 차관이 됐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직하던 시절인 1980년 화이트워터 지역에서 발생한 토지개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으로 1994년 임명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클린턴 부부는 2000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대신 백악관 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을 파헤치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절체절명의 궁지로 몰아넣었다. 그가 입수한 녹음테이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하고 위증을 종용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결국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해야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1998년 하원에서 통과됐으나, 상원에서 부결됐다. 하지만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에 이어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두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스타 전 특검은 특검직을 내려놓은 후에도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 교수, 세계 최대 규모 침례교 대학인 텍사스주 베일러대 총장 등을 지내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그를 지원하기 위한 법률 조직에 변호인으로 몸담기도 했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AP통신에 “켄은 미국을 사랑했고, 헌신하려는 마음과 탁월한 태도로 봉직했다”며 “그는 법조계와 공직 사회에서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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