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보 "절대 마약 하지 않았다..술 한잔이 사건의 단초"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토로한 배우 이상보가 14일 “앞으로 신경안정제가 없어도 밝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상보는 이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먼저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 연휴에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명절을 함께할 가족이 없다. 익숙해지려고 노력하지만 해가 갈수록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더욱이 올해같이 힘들고 외울 때는 가족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만 느껴진다”라고 했다.

이어 “그날은 오랫동안 복용해 왔던 약으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없어, 술을 한잔했던 것이 불미스러운 사건의 단초가 되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가족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면서 약에 더 의존했고, 이제는 안정제가 없이는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되었다”며 “하지만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가족들에게 부끄러운 삶은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약 배우’로 불리는 사람이 되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상보는 “저는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마약 배우란 오명은 배우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서 매우 견디기 힘든 오점을 남겼다”라고 했다.

그는 “저와 관련된 오해를 풀고, 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향후 경찰조사에 충실이 임할 것이며, 근거 없는 허위사실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특히, 제게 너무도 각별했던 (드라마) ‘미스 몬테크리스토’를 함께했던 감독님 이하 선생님들과 선배님들 동료 배우에게 더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글을 맺었다.

이상보는 지난 10일 비틀거리며 거리를 배회하다 ‘마약에 취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그러나 그는 마약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상보는 지난 2009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우울증 치료를 시작했고, 누나와 어머니까지 사고로 숨지면서 지난 2019년부터는 우울증과 불안증이 심해져 약물 복용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해명했다.

마약 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도 우울증 약물에 포함된 소량의 마약 성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보는 경찰에 체포된 지 이틀 만에 석방됐다.

대개 마약 사범에 대해선 구속 수사가 일반적이지만,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이상보 자택에서 확보한 약물에 대해 성분 검사를 진행하고, 그의 몸에서 나온 마약 성분에 대해서도 정밀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