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입학연령 하향, 코딩 교육 기회 등 넓히자는 것..왜곡 안타까워"(종합)
"검찰총장 사퇴하고 코딩학원 다녀"..'노동유연화' 주장 경청
(서울=뉴스1) 유새슬 조소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특위 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6월에 정치참여 선언을 하기 전까지 코딩 학원을 다녔고 그때 "코딩 교육을 늘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코딩 교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인도 사례를 들면서 "인구도 많은데 코딩 교육도 우리보다 더 많이,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특위 민간 위원들은 "우리가 안심할 때가 아니다", "언제든지 추격당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코딩 교육 시간과 코딩 교사를 늘려야 한다고 현직 교육감에게 말했지만 답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코딩 교사 채용을 반대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수석비서관 신설 필요성도 언급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이 "과학 교육과 코딩 교육이 중요하니까 교육부 장관도 과학 기술 쪽 (전공을 한) 장관이 필요하겠다"고 말했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논의가 어려운 계층에도 코딩 교육 기회 등을 넓히자는 취지였는데, 연령 하향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본말이 전도가 됐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사회 취약계층에게 코딩과 같은 최신 기술 교육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사회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차원에서 얘기한 건데, 갑자기 학령을 낮춘다는 왜곡된 내용으로 오해가 돼서 안타까워하고 굉장히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대통령은 엄마, 아빠가 퇴근해서 아이를 집으로 데려갈 때까지 학교에서 다 돌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셨던 것 같다. 학교에서 방과후수업으로 코딩 교육을 알차게 하면 부모는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지 않나"며 "근데 그런 것은 싹 자르고 그냥 '만 5세'로만 나가서 걷잡을 수 없게 됐다는 아쉬움이 있으시더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도 의제로 올랐다. 반도체특위 민간 위원들이 노동 유연화 필요성을 설명하며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한 이유도 노동 유연성이라고 지적했다. 한 민간위원은 단 0.1%라도 인원을 쉽게 감축할 수 있다면 그래도 생산성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경청했다고 한다.
이같은 논의는 최근 큰 수해를 입은 포항현대제철 복구 작업으로 옮겨갔다. 주52시간 근로제를 유연화하더라도 복구작업에는 두 달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작업에서라도 근로시간 제한을 풀어달라는 요청이 나왔고 윤 대통령은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에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봐달라"고 지시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공무원의 고용안정, 소위 '철밥통' 문화를 비판하며 매년 비용편익분석(BC분석)을 통해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경우 대학 교수들을 매년 평가해서 연봉 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만약 항공우주청을 신설하게 되면 미국 나사(NASA)처럼 전문가를 청장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역 간 교육 격차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에 설립되는 반도체 공장은 직업적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지역균형발전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이 지방 곳곳을 다녔던 경험을 공유하면서 참석자들에게 "광주 같은 지역도 보면,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한다.
오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윤 대통령이 다음에는 위원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한다.
윤 대통령과 최상목 경제수석을 비롯해 양향자 위원장, 송석준 부위원장과 김영식·양금희·윤주경·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정덕균·황철성 서울대 교수, 김용성 성균관대 교수,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상근고문,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이 참석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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