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비대위, '신장개업' 첫날부터 민주당·이재명 때리기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문광호 기자 2022. 9. 1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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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여당 역할 못해 송구" 등 대국민 사과 쏟아냈지만
야 '이재명 수사 반발'을 발목잡기 규정..정국 주도권 잡기
문 정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보조금 따먹기" 원색 비난도
새 원톱과 옛 원톱…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약 한 달 만에 다시 출범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대국민 사과와 윤석열 정부 뒷받침 다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공세 고삐를 바짝 죄며 정기국회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충원 참배·비대위 회의·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접견 등을 수행했다. 첫 비대위 회의는 지난달 18일 주호영 비대위 첫 회의와 마찬가지로 사과로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 당의 전 대표가 당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가처분 소송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집권여당 지도부 공백이 장기화하며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 집권여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에 주어진 임무는 자명하다. 국정 운영의 두 엔진 중 하나인 집권여당을 정상화시켜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튼실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639조원의 예산 심의에서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장 뒷벽에는 ‘다 함께 새롭게 앞으로’라는 걸개가 걸렸다.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 사건 법원 심리가 열리는 등 비대위 운명을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정기국회에서 야당 공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가 오는 28일 이후로 판단을 미루면서 정진석 비대위는 일단 2주의 시간을 벌었다.

비대위원들도 “마음이 무겁다”며 반성과 새 출발을 약속했다. 김상훈 비대위원은 “국민과 당원들이 걱정하는 정당이 돼가고 있다. 모든 부담을 대통령에게 안기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부터 드리겠다”고 했다. “당이 절벽에 서 있다는 절박한 심정”(김종혁 비대위원), “집권당의 유능함을 되찾아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김병민 비대위원)라는 말도 나왔다.

법원 간 이준석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앞서 비대위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방명록에 ‘이익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고, 위험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라는 뜻의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을 썼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옥중에서 쓴 <논어> 글귀다.

비대위는 첫날부터 민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지적하는 데 힘을 쏟았다. 정 위원장은 “국회 입법권을 이용해 사법 리스크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심히 우려할 수준”이라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구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거래가 없었다면 대기업의 성남FC 후원이 가능했겠는가”(성일종 정책위의장),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당 전체가 동원되는 모습”(김종혁 비대위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실과 관련해 “비리 복마전” “보조금 따먹기”라는 표현을 썼다.

권 원내대표는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더 이상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에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관련 공동 결의문 채택과 특별감찰관·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압박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이진복 정무수석이 전한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받은 자리에서 “비상상황을 빨리 종식시키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도 당이 빨리 안정돼 국민 기대를 충족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연·문광호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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