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에 제어 안 되는 환율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초강세’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연말쯤 1450원까지도 오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오른 달러당 1390.9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30일(1391.5원)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고물가가 예상보다 길게 지속되고, 연준이 다음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가능성까지 급부상하자, 위험 선호 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급등한 달러는 오후 들어 아시아장에서 소폭 조정을 받는 흐름을 보여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됐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 이후 110선까지 올랐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109선으로 내렸고,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38분쯤 달러당 1389.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위안화와 엔화 약세도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였다.
달러화 강세를 제어할 마땅한 수단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환율의 상승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의 원화 약세에도 수출이나 무역수지가 개선세를 보이지 않는 점, 유로화·위안화·엔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달러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내 달러인덱스 상단을 115 내외로 전망했고, HSBC는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 악화, 위험선호 심리 위축, 미 국채금리 상승세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만 해도 환율이 장중 1395원대까지 올라간 것을 고려하면 1400원대 진입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연말까지 고점을 1450원선까지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미국 물가 충격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 강세를 유발할 것”이라며 “초단기적으로 9월 FOMC까지 14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은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연말 이후로도 매파적 성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9월 FOMC 결과에 따라 1430~1450원 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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