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에 목숨 걸었다"..'1+1' 찾아 헤매는 직장인들

안혜원 2022. 9. 1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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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직장인 박모 씨(31)는 퇴근할 때 집 앞 편의점에 들러 '1+1 행사'를 하는 1000원짜리 에스프레소 커피를 구입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던킨이 지난달 첫 선을 보인 대용량 커피 '킹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4만잔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편의점 커피 한 잔을 사면 한 잔을 더 주는 1+1 행사를 이달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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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물가 급등 속
'가성비甲' 제품 찾는 직장인들
커피·맥주 등 대용량 제품 '인기'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커피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 직장인 박모 씨(31)는 퇴근할 때 집 앞 편의점에 들러 '1+1 행사'를 하는 1000원짜리 에스프레소 커피를 구입한다. 작은 컵에 에스프레소 두 잔을 담아 커다란 텀블러에 옮겨 붓고 생수를 추가한 후 얼음을 가득 담으면 박 씨만의 대용량 커피가 된다. 기성 제품을 사는 것보다 싸게 즐기는 박 씨만의 '짠테크'(짜다+재테크) 비법이다. 

그는 "그때 그때 1+1 제품을 다양하게 활용해 커피를 마시고 있다. 하루에 커피 2~3잔씩 마시는데 돈을 아끼면서도 원하는 소비를 할 수 있어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큰 용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대용량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이려는 소비 패턴이 자리를 잡았다. 유통업체들 역시 소비자들을 겨냥해 저렴하고 양 많은 '미끼 상품' 개발에 힘 쏟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던킨이 지난달 첫 선을 보인 대용량 커피 '킹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4만잔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무더운 여름철 넉넉한 양으로 시원하게 즐길 수 대용량 음료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직영 매장 50곳에서 킹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정 출시했었는데, 반응이 좋아 전국 매장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고르는 모습. /한경DB


올해 입사한 직장인 윤보미 씨(27)는 "아직 월급이 넉넉하지 않아 대용량 행사 제품을 자주 구입한다"면서 "구매하기 전 용량 대비 가격을 계산해보면 해당 상품군에서 용량이 가장 큰 제품들이 대부분 가장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편의점 커피 한 잔을 사면 한 잔을 더 주는 1+1 행사를 이달 진행한다. 치킨, 피자, 탕수육에 이어 커피가 반값 마케팅 대상이 된 것이다. CU 측은 "M 사이즈 1300원, L 사이즈 1500원짜리 커피를 1+1에 제공하면 아메리카노 M사이즈 한 잔 가격이 650원인 셈이 돼 생수보다 싸다"고 귀띔했다.

편의점 삼각김밥도 중량을 늘려 내놓았다. 이마트24는 일반 삼각김밥(100~110g)보다 중량을 약 50% 늘린 더빅삼각김밥(150g~160g)을 선보였는데, 최근 3개월간 일반 삼각김밥 매출 증가율(36.2%)을 크게 웃도는 101.4%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카스 2.0 메가 페트. /오비맥주 제공


제품 용량 자체를 늘리는 업체들도 있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지난 8월 맥주 용량을 2ℓ로 늘린 '카스 2.0 메가 페트'를 출시하고 이달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판매를 확대한다. 신제품은 기존 1.6ℓ 용량의 카스 페트 제품 대비 용량을 400ml 늘려 용량당 가격은 낮아졌다. 하이트진로 역시 이달 가성비 트렌드에 맞춰 테라 1.9ℓ 신규 페트를 출시했다.

이같은 대용량 제품 인기는 최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과거엔 대용량 제품들이 시즌에 한 번 정도 나오는 특별기획 내지는 유인상품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메인급 상품'으로 취급될 정도로 대접도 달라진 게 포인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자주 먹거나 사용하는 제품일수록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며 "(업체 입장에선)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낮추고 양을 늘려 일단 고객을 끌고 다른 제품까지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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