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핵무력 법제화는 북중공조 강화 뜻 담긴 對中 메시지"
제주포럼 주제발표서 제기
北, 내달 中당대회 감안해
시진핑에 대미 강경책 요구
북중 전략공조 강화 포석도
14일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견해를 펼쳤다. 홍 실장은 북한의 핵무력 정책이 겉으로는 호전성을 띠고 있지만 밑바탕에는 불확실한 안보 정세와 길어지는 경제난에 따른 불안감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표문에서 지난 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설과 핵무력 법령 제정에 대해 "대미, 대남 압박 의지를 보여 (중국에) 북중 공동전선 및 협력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이 확고한 대미 항전태세와 핵무기 고도화 의지를 밝히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 하여금 보다 강경한 대미정책을 택할 것을 요구했다고 해석했다.
이날 홍 실장은 북한이 공세적인 핵정책 법제화로 기술적·정치적 여건상 당장 실행하기 어려운 핵실험을 대신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대대적인 핵 선전(프로파간다)를 통해 한미를 압박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관측이다. 이를 통해 대미·대남 억제 효과는 물론 전략적 입지 확대와 북중·북중러 공동전선 형성 등을 노렸다는 게 홍 실장의 견해다.
그는 발표에서 호전적인 핵정책의 외피 속에 담긴 북한의 경제난에도 주목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지난 8일 연설에서 경제·민생 분야 성과를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경제운영 기조를 재차 언급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의 연설이) 식량 및 소비품 공급 개선을 사활적 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민생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표에서 '비핵화'에 갇힌 현재의 한반도 안보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는 비핵화 자체를 최종목표로 놓지 말고, 상호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상호 안전보장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 놓인 중요한 이정표로 삼자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홍 실장은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이라는 존재는 굉장히 오랫동안 공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현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문제의 본질은 적대관계의 해소"라며 현실적으로 비핵화보다는 가능한 '상호안전보장'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또 "점진적으로 핵위협을 포함한 전반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고 평화체제 의 제반 조건을 만들어가는 접근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상 연결로 이날 토론에 참여한 왕쥔셩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는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에 (중국도) 우려가 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중국 역시 한반도에서 핵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왕 교수는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기존 중국측 입장을 재차 언급했다. 이어 그는 미국도 체제안전 등 북한이 제기하는 안보상 우려를 보다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중국을 통제하기 위해 한반도 상황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도 사실상 동중국해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귀포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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