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충격에 유독 취약..원화값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왜
원화값 13년5개월만에 최저
"1450원도 무너지나" 비명
무역적자 커져 경제체질 악화
당국 금리차 용인 신호도 악재
단기 환투기세력 가세 조짐
日당국 강한 개입 의지 밝히자
엔화값 급락세는 일단 주춤
◆ 美 고물가 충격 ◆
14일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달러당 원화값이 20원 가까이 수직 하락하면서 출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한 긴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울트라스텝(한번에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달러 강세 현상이 가속화한 데 따른 영향이다. 오후 장으로 가면서 낙폭을 조금 줄여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373.6원) 대비 17.3원 하락한 1390.9원으로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크게 흔들렸다. 8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올라 전문가 예상치(8.0%)를 웃돌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108대로 내려갔지만, CPI 발표 이후 110대로 뛰어올랐다.
시장에서는 원화값이 다른 통화보다 하락 속도가 빠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세가 가파른 이유는 향후 우리나라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인데, 수요 둔화로 인해 반도체 가격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7.8% 줄어들며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건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외화 수급 측면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것도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수지는 24억4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는 이달에도 적자를 기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미리 선을 그은 것도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이후 "25bp(1bp=0.01%포인트)씩 조금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완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세계 최대 수준인 가계부채와 소비 위축 우려로 인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외환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까지 외환시장이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 아래로 내려가면 한미 금리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하락폭이 더 커져 원화값이 14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유신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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