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서울사람 다 사라졌다..집값 하락에 아파트 원정투자 뚝

이석희 2022. 9. 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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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역 거주자가 매입한 비중
20개월來 가장 낮은 25.5%
"부동산 하락장으로 판단
투자에 손뗀 이들 늘어나"
아파트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다른 지역 부동산을 매입하는 `원정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춘천시 한 아파트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자신이 거주하는 곳 외 지역으로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원정 투자'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수요를 뺀 순수한 투자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도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주택시장이 지역과 가격대 등을 가리지 않고 확연한 침체로 접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올 7월 다른 시도 거주자가 매수인인 거래 비중은 전체 2만1836건 중 25.5%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지난 4월(30.6%)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7월 외지인 매수 비중은 28.3%인데 이 역시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절대적인 거래량 자체는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5월 외지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911건이었으나 7월에는 절반 수준인 5576건으로 줄어들었다. 아파트 거래절벽이 시작된 올해 초가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며 관망세가 시작된 시기였다면 최근 들어선 확연한 하락장이라는 판단하에 투자에서 손을 뗀 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폭등기의 정점으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9월의 경우 외지인 매수 비중은 33.8%, 거래량은 1만8651건에 달하기도 했다. 9개월 사이에 매수 비중은 8.3%포인트 감소하고, 거래량은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 큰손 투자자가 많은 서울의 거주자들이 다른 지역 아파트를 사들인 비중 역시 줄어들고 있다. 7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중 서울 지역 거주자들이 매수자인 비중은 6.5%로 지난 4월(8.2%)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반면 다른 지역 거주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는 비중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7월 다른 지역 거주자들의 서울 원정 투자 비중은 21.1%였는데 4월, 5월, 6월도 각각 21.4%, 21.8%, 19.6%로 나타났다. 서울은 상위시장으로 평가되는 만큼 침체기에도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서울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진입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실거주 목적 매수도 상당수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외지인 매수 비중은 투자 수요를 엿볼 수 있는 지표인데 금리 인상이 현재진행형이고 인상폭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이 반전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는 가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저점이 언제인지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시장 상황이기 때문에 외지인 매수세 감소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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