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존엄하게".. 조력자살 논쟁 불붙이고 떠난 '거장 감독' 고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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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르는 이날 스위스 로잔 인근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역시 영화감독인 배우자 안느 마리 미비유 등 친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로이터와 AF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고다르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사인이 '조력자살(assisted suicide)'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고다르의 죽음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도 조력자살 등에 대한 합법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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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스페인 등 안락사 허용
佛정부 내년 관련법 개정 모색
196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 새로운 변혁을 몰고온 누벨바그(Nouvelle Vague·새로운 물결) 사조를 이끈 거장 감독 장뤼크 고다르가 13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다르는 이날 스위스 로잔 인근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역시 영화감독인 배우자 안느 마리 미비유 등 친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클로드 샤브롤, 에리크 로메르,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 등과 함께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한 그는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헬드' 촬영법,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 컷', 실존주의적 대사 등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문법을 거스르는 과감하고 급진적인 연출로 주목받았다.
1960년 갱스터 로맨스 '네 멋대로 해라'로 파란을 일으키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표작으로 '여자는 여자다'(1961년), '국외자들'(1964년), '미치광이 피에로'(1965년), '알파빌'(1965년) 등이 있다. '알파빌'로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다. 1970년대 들어서는 좌파사상과 반전 운동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1960년대와 같은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로이터와 AF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고다르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사인이 '조력자살(assisted suicide)'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고다르의 법률 고문 패트릭 잔느레는 "고인이 생전에 '다수의 불치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고인이 스스로의 뜻에 따라 의료진의 도움을 받은 조력자살 방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잔느레는 "고인이 '존엄하게' 죽기를 희망했다"며 "고다르는 당신이나 나처럼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평생 그래왔듯 굉장히 명료하게 '이제 이만하면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력자살은 의료진이 약물을 처방하되, 환자 스스로 약물을 복용 또는 투약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환자의 요청으로 의료진이 환자에게 약물을 주입해 생을 마감케 하는 안락사와 구분된다.
고다르가 여생을 보낸 스위스에선 조력자살이 합법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의 국가에선 특정 조건 아래에서 안락사가 허용된다.
프랑스에서는 안락사나 조력자살은 여전히 불법이다. 2016년 개정된 법률에 따라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 대해 의료진이 연명치료를 멈추고, 숨을 거두기 전까지 수면유도제를 투여하는 것만 허용된다.
고다르의 죽음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도 조력자살 등에 대한 합법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통령실도 고다르 별세 당일인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토론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보건 분야 종사자들과 협조하에 향후 수개월 간 해당 사안을 다룰 예정이고, 정부 차원에서 각 정당 소속 의원들과도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내년쯤 관련 법 개정 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조력자살 합법화에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고다르의 가족은 장례 절차에 대해 공식적인 예식 없이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며, 유해는 화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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