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후 저체온 치료땐 더많은 생명 살려"

유주연 2022. 9. 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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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영 서울아산병원 교수
심정지후 심폐소생술만으론
진행된 뇌손상 막기 어려워
체온낮춰 뇌세포 파괴 막아야
환자 30% 뇌손상없이 회복
"심폐소생술이 심정지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일차적 처치라면, 목표체온 유지치료(Targeted Temperature Management·TTM)는 뇌기능 손상을 막고 치료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치료입니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 심폐소생술에 대한 인식은 크게 높아졌지만, 아직 목표체온 유지치료는 생소해 하는 편"이라며 "심폐소생술로 심장의 자발 순환이 돌아와도 이미 진행된 손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후속 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저체온 치료'로 불리는 목표체온 유지치료는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로 자발 순환이 돌아온 환자들의 뇌 손상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미국심장협회는 2020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심정지 환자의 심장 기능이 재개된 뒤 목표체온 유지치료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대한심폐소생협회도 이에 맞춰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발목을 다치면 다음 날 더 붓고 아픈 것처럼, 뇌도 다치고 난 뒤 24시간가량 지속적인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목표체온 유지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체온을 1도 낮추면 뇌 활동이 6%가량 줄어든다. 따라서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감소시켜 뇌세포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치료법은 환자 체온을 낮춰 24시간 유지시킨 뒤 72시간에 걸쳐 0.25도씩 단계적으로 체온을 정상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는 피부 표면에 젤 패드를 부착하는 비침습적 방법, 혈관에 카테터를 삽입해 체온을 낮추는 방법, 차가운 수액(생리식염수)을 주입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대다수 병원에서는 온도 조절이 가능한 젤 패드방식이 이용된다.

국내에서 연간 발생하는 심정지 환자는 약 3만명이다. 이 중 약 5% 환자만 뇌 기능 손상 없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목표체온 유지치료를 받은 환자는 25~30%가 뇌 손상 없이 회복된다"며 "이 치료를 받은 환자 셋 중 한 명이 뇌 손상 없이 회복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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