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반도체산업에 5년간 30조 지원"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개최
"한국 경제 '초저성장 위기'..주요 초격차 전략사업 지원에 역량 총동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14일 "‘한국 경제 재도약 프로젝트’를 위해 향후 5개 내외의 산업을 선정할 계획이며, 제1호 프로젝트로는 반도체 산업을 집중 지원할 것"이라며 “팹리스·파운더리 10조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 10조원, 메모리 반도체 10조원 등 향후 5년간 3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산은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초격차 첨단 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산은이 가진 모든 기업금융(IB)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민간 공동펀드 조성, 신드케이트론 주선, 인수합병(M&A) 자금 및 인수금융 주선, 회사채 인수 및 지분 투자 등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복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산은이 민간금융과 손잡고 계열대기업의 대규모 투자 자금 및 해외 인수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는 한편, 산업 생태계의 공급 사슬이 촘촘하게 되도록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산은이 초격차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것은 한국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를 ‘초저성장의 위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2%대에 머물고 있는 잠재성장률은 대대적인 혁신이 없는 한 10년 이내에는 0%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게 강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산은은 GDP 성장률의 1%포인트(p)를 책임질 수 있도록 정책금융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해 공급망 분석을 정교화하고, 소부장 기업의 집중 지원을 통해 공급망의 완결성을 강화해 각종 초격차 기술 확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자국 이익 중심의 보호무역으로 대체되는 이른바 ‘경제 안보 시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산은도 이런 변화에 맞게 산업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강 회장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우뚝 솟아나도록 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게 제가 구상하는 산은의 미래상”이라며 취임 100일간의 소회를 밝혔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