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나가니 고환율..'킹달러'에 울고 웃는 기업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9.4원 오른 1393.0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 위기가 있던 지난 2009년 3월31일 이후 13년5개월여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95.7원까지 치솟으면서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 대유행에 고사 직전까지 갔던 항공업계로서도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및 최근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로 해외여행 수요 회복을 기대했지만, 고유가 영향에 이어 고환율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항공기 리스 부채 대부분이 외화인데다, 유류비 지급도 외화로 이뤄지는 만큼 환율 상승은 항공사에게 상당한 악재일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이 10원만 올라도 손실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지난 2분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외화환산손실은 각각 2051억원, 2747억원이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적자는 줄인 반면 외화환산손익이 반영되는 당기순손실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낮았던 만큼 올 하반기 수백억원대 손실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원자재와 완제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국내 기업들은 3개월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 업종·업계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3개월 동안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 추후 계약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의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 되면 반드시 문제가 터질 것"이라며 "내수 비중이 높을수록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수입업체 관계자 역시 "계약 시 환율 변동에 의한 손실을 방지하고자 헷징을 통해 거래를 체결하는 만큼 단기간 내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강달러 사태가 길어지면 부담이 커 상황을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강달러 사태가 장기화 되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고환율은 원자재 수입은 물론 해외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추후 제품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전일 강원중소벤처기업청이 발표한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0%가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책으로 수출단가 조정을 꼽았다.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는 회사로서는 고환율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 대표적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환이익도 불어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장단점이 있겠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분위기"라며 "수출 물량이 늘지 않아도 매출과 이익이 추가 발생해 3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호텔과 리조트로서도 고환율 수혜를 누리게 됐다. 엔데믹 기조에 해외여행이나 해외골프를 계획했던 사람들이 국내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리조트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만 사업장이 있는 호텔과 리조트로서는 반사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여행을 계획한 일부 여행객이 국내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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