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승연애2' PD가 밝힌 중도퇴소·위생논란·시즌3

황소영 기자 2022. 9. 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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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애2' 이진주 PD
'환승연애2'
전작의 큰 성공에 대한 부담감을 딛고 9주째 티빙 유료 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한 '환승연애2'다. 이진주 PD가 본격적인 2막을 앞두고 그간의 논란, 궁금증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열띤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 요소 하나하나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상황.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경으로 걸어 나가고 있는 '환승연애2'가 전작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즌1의 성공 이후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시즌2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은.

"부담감 때문에 어떤 출연자를 섭외해야 할지 내부에서 격한 토론이 이뤄졌다. 시즌2의 출연자 섭외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최고의 출연자들을 섭외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간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공간 섭외에 큰 에너지를 쏟는 편인데 시즌1 공간이 너무 좋았던 터라 그걸 뛰어넘는 공간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운 좋게 두 군데를 찾았다. 그래서 한 곳은 숙소로, 다른 한 곳은 토킹룸이나 X룸으로 활용하게 됐다. 새로 만든 공간에서 할 수밖에 없는 없는 장치를 마련해보고자 했다."

-시즌2의 흥행을 예상했나.

"사실 촬영할 때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시즌1과 시즌2의 색이 다르다는 반응이 있다는 걸 안다. 제작진도 같은 생각이었다. 뭔가 시즌1과 다른 것 같은데 이 지점이 좋으면서도 아쉬운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근데 편집실에서 편집하다 보니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더라. 캐릭터들이 훨씬 다양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시트콤 보는 느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시청자들에게 통한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본인의 지난 연애나 주변 친구들의 사례를 빗대어 많이 생각해주는 것 같다. '내 주변에도 저런 사람이 있는데!' 그런 반응을 많이 해주는 것 같다. 공감하는 연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런 반응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정말 다양한 매력을 가진 프로그램이 많더라. 나 역시 찜해놓은 타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연애 예능이라고 하면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의 심리를 유심히 지켜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딥하고 복합적인 장르이지 않을까 싶다."

-X룸을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시즌1을 만들 때 방송에 커플들의 사진이나 편지를 공개하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전했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힘이 크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이번엔 먼저 커플들을 섭외할 때 그런 자료가 있는지 물어봤다. 그게 많으면 방송에 활용을 할 수 있지 않나 싶었다. 근데 받아놓고 보니 너무 많더라. 현장에서 함께 생활할 때 모르다가 방송에서 확인하며 '우리 저대 참 예쁘게 사귀었었구나!' 감동받는 분들이 많길래 이번엔 촬영 중에 이런 감정을 느끼면 자기 자신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 X룸을 만들었다."

-섭외에 중점을 둔 기준이 있나.

"좋은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었다. 이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섭외를 했던 것 같다. 대화를 했을 때 좋은 느낌이 드는 사람,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사람 중 마음이 가는 사람이 X 말고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도 맞춰보려고 노력했다. 좋은 X커플도 중요한데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눈길이 갈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다양한 매력이 있는 사람을 초대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갔던 출연자가 있다면.

"연출자로서 해은 씨, 나연 씨가 굉장히 솔직하고 다양한 감정을 보여줬다. 나연 씨의 경우 촬영할 때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 그런 고민조차 가감 없이 솔직하게 나눠준 해은 씨, 나연 씨에게 너무 감사하다. 그런 감정과 고민들을 앞으로도 다룰 예정이다."

-나연, 희두 커플의 이야기가 굉장히 재밌더라.

"저희도 사전 만남부터 나연, 희두 커플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 현장에서 보니 두 사람의 이야기대로였다. 대화가 현실적이고 귀 기울이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서로 탁구 치듯 핑퐁 하는 대화가 재밌다. 프로그램에서 대화가 정말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연, 희두 장면에서 그러한 재밌는 장면이 앞으로도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지연, 규민 등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부정적 반응도 많다.

"저희가 사실 촬영하면서 물론 다 예쁘고 재밌는 결말이 되도록 노력할 테지만 어떠한 한 사건 때문에 출연자의 마음이 변한다든지 어떠한 모습이나 발언 때문에 상대방이 마음을 거두게 된다든지 이런 걸 맘대로 편집할 수 없다. 그걸 편집하면 상대방의 감정이 널뛰기가 되기 때문이다. 촬영할 때도 출연자들에게 이 부분에 대해 설명했고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출연자분들과 얘기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걱정스러운 건 출연자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가 아니란 점이다. 우리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오늘은 좋은 사람이었다가 내일은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나의 어떤 순간적인 감정이 올라와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복합적인 한 사람의 캐릭터가 완성되는 것인데 그 사람의 어떠한 한 부분을 보고 욕하는 분들이 있어 너무 안타깝다. 회차가 쌓이고 보면 모두가 평범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과도한 비난은 삼가줬으면 좋겠다."

-시즌2에 중도 퇴소한 출연자가 있었다.

"새로운 출연자의 투입은 중도 퇴소와 상관없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퇴소로 인해 급하게 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니다. (중도 퇴소의 경우) 의도치 않게 어길뻔한 그런 규칙을 어긴 건 아니었다. 생화에 물을 안 주거나 그런 이유 때문에 퇴소한 게 아니다. 제작진이 더는 함께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퇴소 이유에 대한 다양한 추측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게 출연자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하차 이유에 대해 언급할 계획이 없다. 예기치 못한 부분이라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 두 사람과 관계를 맺었던 어떤 분의 감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친했던 분들의 상실감 또한 숨길 수 없기에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었다. 솔직하게 오픈해야, 이분들의 감정을 담아야 하지 않나 싶었다."

-해은, 희두를 늦게 투입한 이유가 있었나.

"두 사람 모두 장기 연애 커플 중 한 명이었다. 장기 연애를 했다는 건 너무나 큰 유대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기 연애를 한 사람들을 후 투입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현실적인 기준이 있기도 하다. 희두 씨는 국제 경기 일정 때문에 입주 일정을 맞출 수 없었다."
환승연애2

-흡연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별한 장면이라서 일부러 넣은 건 아니지만 흡연 장면이기 때문에 덜어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흡연 장소가 출연자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공간이 됐기 때문에 좀 더 솔직한 모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즌1과 동일하게 그곳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러닝타임이 길다는 의견이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매력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 매력을 삭제하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지루하다고 삭제하면 그 사람의 감정선 자체도 편집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고 싶어 러닝타임이 길어지는 것이다. 데이트에서 그 사람의 매력이 드러나기도 하고 해당 데이트에서 나눴던 이야기로 숙소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촘촘하게 넣고 있다."

-최근 숙소 위생 논란이 일었다.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뒀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생각이 미흡했던 것 같다. 계속 그랬던 건 아니다. 며칠의 이미지가 확대돼 그런 것 같다. 다음에 촬영을 하게 된다면 그 부분에 신경을 쓰겠다. 보는 분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면 죄송하다."

-2막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

"지금까지는 여러 사건도 있고 재밌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지금까지는 출연자들의 캐릭터들이 쌓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이러한 사전 정보들을 가지고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하는지 과정을 보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쌓아온 캐릭터들이 활약한다는 느낌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들이 더욱 다양하고 재밌을 것이다."
'환승연애2' 제작발표회. 사진=티빙

-MC들의 역할도 맛깔난 것 같다.

"다들 몰입을 잘해줘 고맙다. MC분들 사이에서 격렬한 토론이 이뤄지기도 한다.(웃음) 어제 녹화를 했다. 스태프들이 녹화 끝내고 철수하고 있는데도 '왜 그러는 걸까' '이 사람의 감정을 뭘까' 등의 얘길 계속 나누더라. 그런 모습을 볼 때 우리도 기분이 좋다. MC들이 진정으로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몰입해서 재밌게 봐주고 있구나 싶어 감사하다. MC들의 이야기 때문에 출연자가 더 이해가 잘 되는 부분도 있다. 정말 보석 같은 MC들이라고 생각한다."

-MC들의 오프닝이나 엔딩을 다루지 않는 이유가 있나.

"오히려 형식적인 것들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형식적인 것보다 패널들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첨언 역할의 프로그램이라고 봤고 처음이나 끝에 인사를 넣는 게 내용의 집중도를 흐릴 수 있지 않나. 10화 엔딩을 보고 11회를 바로 이어서 봤을 때 VCR 내용이 이어지길 바랐다. 효율적으로 시청하기 위해 인사를 넣지 않았다."

-시즌3 제작 기획은 없나.

"2년 동안 같은 팀이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촬영도 힘들지만 촬영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하면 '이미 우린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2년 동안 하다 보니 좀 지친 게 없지 않아 있다. 리플래시를 하고 기회가 되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당장은 힘들 것 같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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