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폭락 후폭풍.. '6일 천하'에 그친 코인 랠리
미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만들 것이라는 공포가 전 세계 증시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최근 6일간 이어졌던 비트코인 상승세도 끝이 났다.
14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7.45% 급락한 2837만1000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8월 14일(3256만2000원) 이후 3주간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9월 7일(2636만1000원)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10일에는 9.16%나 급등하는 등 최근 일주일 가까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8.3%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진정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고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가상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비트코인은 나스닥 지수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나스닥 지수는 전날 5.16% 떨어지면서 2년 3개월 만에 하루 최대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이틀 만에 2000만원대로 내려앉아
작년 11월 초 8280만원을 기록한 뒤 떨어지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1년 가까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중순에는 238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7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해 3000만원 초반대까지 회복하기도 했지만 좀처럼 3000만원 중반대를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 달여 만에 3000만원대를 다시 회복했지만 미국 물가 충격으로 이틀 만에 다시 2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다른 가상화폐들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더리움 가격은 14일 오전 9시 218만4000원으로 전날보다 6.91% 하락했다. 리플(-5.08%), 에이다(-5.37%) 등 주요 코인들도 5%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도 투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가상화폐 벤처캐피털 마마벤처스에 따르면, 지난주 가상화폐 관련 펀드에서는 총 6300만달러(약 877억원)가 유출됐다.
‘신(新)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당분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멀리해야 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정책에 ‘피벗(Pivot·전환)’이 있을 때까지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코인 시장 분위기 바꿀까
코인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15일로 예정되어 있는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작업증명(PoW·Proof of Work)’ 방식으로 이뤄지던 코인 생성 방식을 ‘지분증명(PoS·Proof of Stake)’ 방식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기도 한 PoW 방식의 경우 주어진 연산 문제를 컴퓨터로 풀어 해결하면 코인을 받게 된다. 보안성이 뛰어나기는 해도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대의 컴퓨터를 돌리는 채굴장으로 인해 과도한 전기 에너지 사용이 문제가 됐다.
반면 PoS 방식은 간단히 말해 은행 예·적금처럼 일정 기간 보유하면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더리움 PoS는 32개의 코인을 특정 기간 팔지 않고 묶어둔 뒤 앞으로 이더리움 생태계 안에서 주어지는 역할을 이행해야 일정량의 코인을 받게 된다.
PoS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PoW 방식처럼 과도한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채굴에 사용하던 전기 에너지의 1% 정도만 써도 새로운 코인이 생성될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관실은 “가상화폐 채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다른 조치들이 성공하지 못하면 PoW 방식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더리움이 이번 업그레이드에 성공하게 되면 가상화폐를 향한 미국 당국의 압박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업그레이드 성공은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실패할 경우에는 가상화폐 시장의 약세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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