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부산 이전은 국정과제..잘 수행해야"
기사내용 요약
"부울경 지역, 새로운 4차산업 전초기지로 탈바꿈해야"
"산은, 수도권과 부·울·경 두 축으로 성장시키는 역할 부여"
"산은, 지주회사 전환은 검토하지 않아"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못박았다. '국정과제'로 선정된 만큼, 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산은 회장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취임한 지 100일이 됐는데 산은 전 직원을 책임지는 회장으로서 직원들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게 한 점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다"면서도 "부산 이전은 올 1월 대선에서 공약으로 나왔고, 이후 후보자들의 발언을 거쳐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개인적으로 국정과제로 선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이 국정과제를 잘 수행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에 와서 많은 직원들을 만나고 (대화를)시도한 결과, 직원들은 아직도 왜 부산에 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그런 의구심이 일면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와 갑자기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현실적 문제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정과제로 선정됐는데 직원들과 '간다, 안간다'를 토론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다"며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정부가 결정한 사안인데 거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부산 이전 작업을 위해 '한국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를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법 개정 이전에라도 부·울·경 지역에 영업 자산이나 영업 기반을 확대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100일이 됐는데 왜 부산에 가야 하는 지에 대해 상당수 직원들은 아직 이해를 못한 것 같다"며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불충분했다라는 반성도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은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산은 본점을 서울시에 둬야 한다는 법 조항을 개정해야 하는데, 법이 개정될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많은 직원들과 깊은 토론할 것이고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지난 고도 성장 시기 부·울·경 지역의 제조업 중심 기지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첨병이었다"며 "부·울·경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도래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울경 지역이 뒤쳐지는 형태가 돼 부·울·경 지역도 새로운 4차산업 혁명 전초기지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은 부산이전은 그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를 수도권과 부·울·경 두 축으로 지속 가능한 삶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프로세스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정해진 것이 없고, 산은이 부·울·경 지역을 부흥시키라는 새로운 역할 부여가 있으므로 이를 어떻게 실행할 지, 법 개정 이전엔 어떻게 할지, 그런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 개정 이전이라도 부·울·경 지역에 영업 자산이나 영업 기반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또 향후에 법률이 개정될 때를 대비해 여러 이전 계획을 짜는 그런 조직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은 본점을 이전할 경우, 현 여의도 부지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계획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산은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계획한 것은 없고, 따라서 부지를 어떻게 할지 검토한 바 없다"며 "부지 문제는 법적인 문제가 연관돼 있어서 법률검토를 거쳐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개발공사를 신설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산은을 지주회사 구조로 만드는 상황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로 이해하고 있으며,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부산 이전에 따른 인력유출 문제 등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회장은 "인력 유출은 굉장히 안타깝고, 전 과정에서 가장 신경써서 해야 하는 일이 인력유출 막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현재 판단으로는 수치로는 여러 명(유출이)있지만 내용상으로는 우리 경쟁력을 잠식할 정도는 아니다. 만약 향후에 산은 부산 이전이 본격화되면, 인력 이탈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직원들의 주거 문제 등을 어떻게 할 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부·울·경 영업조직 확대는 해양산업 부문을 확대하고, 영업점에 본부를 더 키우고, 영업점을 배분해서 그쪽 지역의 산업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능한 빨리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현재 9월인데 열심히 노력하면 그런 조직이 가시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공공기관 장으로서 산은 본점이 서울에 있다는 법 조항이 있기 때문에 저촉되지 않은 면에서 영업 조직을 확대하겠다"며 "500명 이전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으로 부·울·경 경제가 부흥이 될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고, 오히려 산은 정책금융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동감하는 부분이 있다"며 "산은이 혼자 가서 부산지역이 경제가 큰 영향을 받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부울경 지역의 전반적인 재개조 프로젝트가 같이 동행돼야 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산은 부산이전이 이행돼야 한다. 부산시에서는 여러가지 플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책금융기능이 약화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뭘 빼고 다른걸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기본 역할에 부·울·경 지역의 새로운 역할이 추가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원들과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이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것, 왜 우리가 가야하는지, 왜 우리만 가야하는 건지 등 의문이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대통령과 총리·부총리가 확약한 사안으로, 아무리 회장이라도 국가 책임자가 정한 것들을 뒤집을 수 없다는 걸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명 한명 다 만날 것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다가가고, 더 좋은 대안이 뭐가 있는지 밤잠을 못 이루며 생각하고 있다"며 "이 대안 밖에 없는 상황인데, 정서적인 면과 논리적인 면을 다 보듬으면서 서로 이해폭을 조금씩 좁혀가는 시간을 만들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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