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 다니엘 헤니 "나는 러키가이"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다니엘 헤니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부담감'이 아닌 '러키'로 여긴다. 성공에 대한 무게보다 도전에 대한 설렘을 찾는 다니엘 헤니다.
다니엘 헤니가 9년 만에 한국 스크린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다니엘 헤니가 새롭게 합류한 '공조2: 인터내셔날'(연출 이석훈·제작 JK필름, 이하 '공조2')은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이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 작품이다.
오랜만에 한국 극장가에 모습을 드러낸 다니엘 헤니는 "(한국 영화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전 항상 한국 작품이 하고 싶었다. 9년 전쯤 윤재균 감독님과 '스파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부터 이미 '공조2'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며 "꽤 오랜 시간 동안 내 다음 한국 작품이 '공조2'가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 '공조2'는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공조'의 속편이다. 당시 7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만큼, 새롭게 합류하는 입장에선 부담감도 꽤 클 터다.
이에 대해 다니엘 헤니는 "'공조1'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공조2'에 나오게 돼서 너무 기뻤다. 제가 한국어를 완벽하게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게 된다"며 "'공조2'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재밌다고 생각해서 (흥행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다니엘 헤니는 "사실 저도 좋아하는 후속작이 별로 없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을 저희가 많이 하지 않냐. 1편은 이미 팬층이 형성돼 있고, 어떤 부분을 기대하실지 알지만 저희는 조금 더 재밌고, 가볍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부담감에 대해 묻자 다니엘 헤니는 "'부담감'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 저는 러키가이(행운아). 성공에 대한 어떤 부담감보다는 제가 제 역할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강했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다니엘 헤니는 한국계 어머니와 영국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다. 제1언어가 영어인 만큼, 한국 영화에서 한국어 대사를 소화하는데 고충도 상당하다.
다니엘 헤니는 "제가 한국어를 일상 대화에선 무리 없이 하는데 제2외국어로 대사를 한다는 건 또 다른 어려움이다. 특히 촬영장처럼 한국인 분들이 많은 곳에서 한국어 연기가 스피커로 흘러나오다 보니 그런 어려움이 있긴 했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다니엘 헤니는 "연기하는 건 다른 차원의 감정을 표출하는 대사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차에서 전화로 감정적으로 호통 치는 장면이 제일 어려웠다"며 "그래도 뿌듯한 건 제가 이렇게 큰 도전을 하는 건 처음이다. 잘 나온 것 같다. 사람들은 제가 한국어를 이해 못 하고 대사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진 않다. 저는 저에게 오는 모든 대사를 이해한다. 그래야 받아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다니엘 헤니가 '공조2'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호흡을 맞춘 현빈, 유해진, 임윤아 등의 도움이 컸다. 이미 한차례 경험이 있는 이들 사이로 다니엘 헤니는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특히 다니엘 헤니는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현빈과 17년 만에 작품으로 재회했다. 이에 대해 다니엘 헤니는 "현빈과는 17년간 연락을 해왔다. 현빈은 정말 훌륭한 배우고, 훌륭한 사람"이라며 "저희의 '케미'는 완벽했다. 현빈이 너무 좋은 리더였다"고 연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다니엘 헤니는 "현빈은 모두에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었다. 또, 감독님도 훌륭하셔서 세트장에 촬영하러 오는 게 즐거웠다"며 "모든 배우분들이 숙련돼 있었고, 본인의 역할을 잘 소화해줬다. 프로들만 있었는데, 그 프로들이 하나의 공통된 목적으로 향할 땐 일이 쉽다. 모두 자신감을 갖고, 각자의 캐릭터를 잘 해석해서 촬영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다니엘 헤니는 자신과 함께 '공조2'에 새롭게 합류한 진선규가 언급되자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끔찍한 빌런을 연기하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이라는 건 진선규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굉장히 센스 있는 배우다. 영어를 조금 할 줄 아셔서 '십오야' 같은 예능을 촬영할 때 저를 옆에서 계속 도와줬다. 항상 저를 진정시켜주고, 안정시켜주는 그런 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어느덧 배우로서 국내외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다니엘 헤니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1년 반 정도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물론 '공조' 시리즈 같이 훌륭한 영화에 제가 출연하는 것도 좋지만, 언젠가 제가 직접 쓴 시나리오에 제가 출연한다면 저에게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며 "저는 해외에서도 일을 했고, 한국에서도 일을 해서 저만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 특별한 시각을 시나리오로 풀어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대중에게 익숙한 자신의 '젠틀맨' 이미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다니엘 헤니는 "저도 당연히 촬영할 땐 예민해질 때가 있고, 나이가 들면서 예민해지기도 했다. 저의 좋은 면이자 안 좋으면은 다른 사람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신경을 쓴다"며 "미국인들은 '남이 너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지 말고 네 멋대로 살아라'라고 하는 분이 많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니엘 헤니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배려하고, 타인을 생각하고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저와 일할 때 좋은 기억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늘 눈을 보고, 시간을 들이려고 하고, 다들 바쁘고 힘들어도 그런 걸 고려하고 생각한다. 배우 휴잭맨이나 '스파이'를 같이 찍었던 설경구와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이분들의 좋은 면들을 가져가면서, 저도 제 안의 좋은 면을 만들려고 애쓰고 싶다. 저는 좋은 리더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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