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쇼크'에 화들짝 놀란 증시..여의도 증권가는 이렇게 봤다

이사민 기자 2022. 9. 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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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시황 진단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물가 상승세 정점 통과)에 대한 꿈은 무너졌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보다 높게 나오면서다. 1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8.12포인트(1.56%) 내린 2411.42에 마감하며 직전날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 증시 변동성 확대를 피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을 향해선 기업 펀더멘털을 중심에 두고 최대한 방어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證 센터장 전망…"인플레 둔화 예상보다 느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CPI 발표로 연준의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 명확해졌다"며 "물가가 하락 중이라는 방향성은 나타나지만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 느릴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8월 CPI는 당초 전월 대비 0.1%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0.1%p 오른 것으로 나왔다. 그나마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직전 달(7월) 8.5%에서 8월 8.3%로 낮아지며 2개월 연속 둔화했지만 시장전망치(8%)보다 높은 수치로 나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 1bp=0.01%포인트) 단행은 기정사실화됐다. 심지어 '울트라스텝'(100bp 인상) 전망까지 나온다.

이 센터장은 "CPI 발표 직후 하루 새에 100bp 얘기가 나왔다"며 "연준의 매파적 긴축 정책이 최소 연말까지는 이어져 예상보다 더 길게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그간 금리 인하가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인지, 내후년부터일지가 이슈였다"며 "이번 발표로 연준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는 많이 물러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이 경기침체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는 대신 속도 조절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유가, 유로존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잡히면서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정점 통과) 기대가 나왔다"며 "실제 이번 코어 CPI(근원물가) 지표 항목을 살펴보면 렌트비, 서비스업, 외식 등 리오프닝(경기 재개)에 대한 인플레이션이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경기를 망가뜨릴 정도로 긴축에 나서지는 않고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성 장세 당분간 이어진다…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국내 증시가 한동안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점에서 증권가 내 이견은 없었다. 유 센터장은 "향후 연말까지 고용, 물가 관련 데이터가 나올 때마다 장 변동성이 커지며 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정책, 시장 방향성이 섣불리 바뀔 거란 기대는 갖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도 "증시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것이란 점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며 "이런 장세는 최소 10월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증시가 받는 충격은 미국에 비해선 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성장주 위주로 구성돼 있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할인율이 높아져 타격이 크다"며 "그와 다른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스탠스로 증시에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 센터장은 "투자자들은 경기민감주 쪽으로 투자하기보다 최대한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좋다"며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좋고,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배당을 많이 주는 방어 업종 위주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정 부분 현금은 항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아울러 기업 펀더멘털에 주목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센터장은 "다음 달부터 3분기 실적이 나오는데 시장에선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주목할 것"이라며 "그나마 올해 실적 개선이 나타났던 기업이 뭘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난 1~2분기에 실적 개선이 나타났던 기업 중심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1400원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에 유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3원 오른 1390.9원 마감하며 13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의 달러 강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 강세에 따라 국내 증시가 막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점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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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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