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보험 가성비는 좋은데..중복 보상 안 되고 매년 소멸

오정인 기자 2022. 9. 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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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인근 상가에 폭풍 해일이 들이닥쳐 처참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풍수해나 지진재해로 피해를 입은 경우 보상받을 수 있는 풍수해보험 가입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중호우나 태풍 피해 등에 대비책이 될 수 있지만, 재난지원금과 중복보상이 불가능하고 1년 소멸성 상품이라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힙니다. 

오늘(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소상공인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7.1%였습니다. 2020년 1%, 지난해 4.7% 등과 비교하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풍수해보험은 태풍이나 홍수 등 재해로 입은 재산피해를 지원하는 것으로 행안부가 관장하고 민간 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입니다. 일반 주택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의 상가나 공장 등 시설물이 가입 대상입니다. 

평균 보험료는 약 16만 원대로 정부가 보험료의 70~92%를 지원하기 때문에 자부담은 8~30%에 불과합니다. 주택은 최대 7200만 원, 상가는 최대 1억 원, 공장은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게는 월 4만 원대 보험료로 많게는 1억 5000만 원까지 보장되지만 재난지원금과 중복보상이 안 되는 데다 1년 소멸성 보험인 점이 저조한 가입률의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풍수해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마찬가지로 매년 갱신해야 하며, 피해를 입지 않은 경우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한 번 가입했더라도 보험계약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 설명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대 92%까지 보험료를 지원해주지만 가입자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자부담이 있으니 가입 자체를 꺼리는 것"이라며 "풍수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없어지는 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풍수해보험이 1년 소멸성으로 운영되는 이유는 낮은 보험료 때문입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가입자가 낸 보험료의 일부를 돌려받기 위해선 매달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며 "하지만 풍수해보험은 보험료 자체가 낮아 매달 적립할 부분도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 보험상품 역시 환급이 가능한 상품은 장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 재난지원금과 중복보상을 받을 수 없는 점도 가입자 입장에선 가입 유인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풍수해보험으로 지급받는 보험금이 재난지원금보다 액수가 적은 경우, 차액은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은 재난지원금 400만~500만 원을 받습니다. 침수 피해 가구에는 200만 원이 지급됩니다. 만약 풍수해보험으로 이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보험금으로 받는다면 차액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혹은 최근 몇 년 사이 비슷한 피해가 계속된 지역에 거주 중이라면 고민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재난지원금과 보험금 간 차액이 얼마나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이것만 보고 가입을 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달 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집중호우 발생으로 접수된 풍수해보험 신청건수는 633건, 지급 예정액은 약 19억 5100만 원입니다. 지난달 집중호우 이후 행안부는 풍수해보험 예산을 올해 254억 원에서 내년 364억 원으로 확대키로 했습니다. 아울러 소상공인 등에 대한 풍수해보험 홍보·안내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홍보가 되더라도 가입률이 급증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풍수해는 병원 진료처럼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 가입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풍수해보험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들도 있겠지만, 알고 있더라도 실제 가입까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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