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우리 불참에 금융노조 총파업 동력 잃나..타은행도 회의적(종합)
기사내용 요약
은행별 온도차…농협·우리은행 등 사실상 불참
고금리 '이자장사' 비판에 파업 당위성 회의적
영업점 안심전환대출 상담은 차질 빚을 수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6일 총파업 시행을 예고했으나 평균 연봉 1억원을 웃도는 은행원의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큰 상황에서 시중은행 노조의 파업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노조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총파업에 돌입해 서울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서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에는 전국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등의 근로자 10만여명이 소속돼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이번 파업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파업 참여 인원은 전체 행원의 1%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과 우리은행 노조는 16일 총파업에 사실상 불참한다. 금융노조 NH농협지부는 총파업에 일부 노조 간부만 참석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100여명으로 농협 노조 조합원 1만여명의 약 1%만이 총파업에 참여하는 셈이다. 나머지 노조원은 은행에서 정상 근무를 할 예정이다.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도 노조 간부만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에서도 파업 참여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한다면 영업점에서 한두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영업점 직원들이 파업에 나가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일부 노조 간부들이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시중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총파업의 당위성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가 오르고 은행권의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예대마진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고 코로나로 인해 정책금융을 지원받는 사업자도 많은데 임금을 더 달라는 금융권 파업이 명분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영업점에서 고객 대면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부정적 여론을 피부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노조 측은 공식적으로 파업 불참 의사를 밝힌 지부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지부들로부터 파업 불참이라고 보고받은 바 없다"며 "조합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이번 투쟁의 여러 취지에 공감하고 총파업에 함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39개 지부와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는 조합원의 참여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 근무(4.5일제 실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영업점 폐쇄 중단과 적정인력 유지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용자 측은 임금 1.4% 인상을 제시해 협상이 표류 중이다. 이외에도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와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계획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단 교섭 재개를 요구했다며 올해 임금인상 요구율을 한국은행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5.2%로, 저임금직군에 대해서는 정규직 대비 80% 미만인 경우 10.4%로 수정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올해 국내 대기업 평균 임금인상률 4.4%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파업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총파업에도 은행 영업점 업무에는 지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15일부터 접수하는 '안심전환대출' 상담·접수에는 차질이 우려된다. 은행들이 비대면 신청과 상담 체계를 마련했으나 금융 취약계층이나 대면 접수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은행 지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창구 상담을 선호하는 고객이 있다"며 "파업에도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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