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논란'에 입장 표명한 박셀바이오 "간암 치료제 임상 박차..주주가치 제고"
"기업운영의 안정화 및 연구개발의 진전 그리고 고무적인 임상 예비연구가 있었으나 이와 별개로 최근 예상치 않은 공시 논란 등 어려운 상황이 대외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박셀바이오 임직원 모두 이런 상황을 성장통으로 여기고 잘 극복해 소중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이제중 박셀바이오 대표는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임상연구 및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내 한 매체는 박셀바이오가 최근 임상을 종료한 연구 결과를 공시하면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셀바이오는 항암면역치료 전문 기업이다. 면역 항암치료 플랫폼인 'VAX-NK' 기반의 다양한 항암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VAX-NK 플랫폼은 1세대를 거쳐 현재 2세대 연구 과정에 있다. 차세대 치료제에 이용될 3세대도 현재 개발하고 있다.
2세대 VAK-NK 플랫폼을 활용한 치료제는 간암 치료제 'VAX-NK/HCC'가 대표적이다. 'VAX-NK/HCC'는 임상 2a상 연구 중에 있다. 2023년 내 해당 연구를 완료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논의 후 임상 2b 혹은 임상 3상을 진행할 것이란 게 회사 측 계획이다. 2024년부터는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과 조건부 허가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상업화도 추진한다. 허가 전엔 응급임상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간암 Vax-NK/HCC 임상 2a상 연구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이달 초 국제학회를 통해 12명의 환자에 대한 예비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완전반응(CR) 4명(33.3%)를 포함해 객관적 반응률(ORR) 66.7%, 질병 조절률(DCR) 100%라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고 임상 1상 연구와 비교해 더욱 높은 DCR의 결과를 도출해 조기 종료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박셀바이오는 Vax-NK 플랫폼의 적응증 확대 계획도 밝혔다. 이 대표는 "그 동안 응급임상을 통해 Vax-NK의 고형암 치료제 가능성도 확인했다"며 "이를 췌장암 및 소세포성폐암에 적용해 Vax-NK 플랫폼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췌장암과 소세포성폐암에 적용키로 한 건 시장의 수요가 큰 만큼 개발 필요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각 치료제의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과 췌장암 치료제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각각 13%, 7.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스루킨 15'이란 세계 최초 반려동물 항암제의 임상도 진행 중이란 설명이다. 회사 측은 내년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 본격적인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이날 이 대표는 새로운 성장 동력도 소개했다. 다발골수종 치료제 개발을 위한 차세대 플랫폼 'CAR-MILs' 파이프라인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발성골수종은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해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뼈를 잘 부러지게 하며, 심장과 신장에도 손상을 준다. 반복되는 재발로 완치가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 원인에 대해서도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혈액암 치료제 중 혁신이라고 평가받는 'CAR-T' 세포치료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재발한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셀바이오의 'CAR-MIL'은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박셀바이오의 CAR-MIL은 수많은 종양항원을 표적할 수 있고, 골수로부터 T림프구를 증식해 제조하기 때문에 장기간 그 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이러한 장점들이 임상연구를 통해 밝혀진다면 혁신적인 차세대 다발골수종 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최근 공시 관련 주주들에게 혼란 드린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공시 논란에 대한 사과도 전했다. 지난달 24일 국내 한 매체는 박셀바이오가 'Vax-DC 플랫폼을 적용한 다발성골수종 신약 연구개발 조기종료' 공시에서 회사 측에 유리한 정보만 게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시 내용 중 문제가 된 건 "1·2a상 임상에서 '77.8%라는 높은 면역학적 반응률'을 보이는 등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부분이었다. 항암제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ORR 등의 임상반응 지표가 아닌 77.8%라는 좋은 결과를 낸 면역학적 반응률을 게시해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이에 대해 당시 박셀바이오 측은 "다발골수종은 현재까지 완치가 없는 암종이며, 한 번 치료를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혈액암의 효능을 평가하는 기준은 조금 다르다"며 "혈액학적 수치로 효능을 판단하기 때문에 치료 후 결과에서 SD(안정성 병변) 이상의 반응을 보이면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해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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