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가 쇼크에 급락한 증시..지친 개미들 이탈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에만 2360과 2450선을 상·하단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증시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초부터 시작된 약세장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시장을 이탈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1.56% 하락한 2411.42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2.78% 하락하면서 2380선까지도 밀렸다. 전일(13일) 코스피지수는 연휴 기간 동안 4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던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아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보다 높게 나타나자, 하루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에서 7월 8.5%로 내려온 이후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7.9%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의 컨센서스(8.1%)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6.3%로 전월치(5.9%)와 시장 기대치(6.1%)를 모두 상회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했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로 최근 시장이 기대했던 '페드 피벗(Fed Pivot·연준의 태세 전환)' 가능성이 불식됐다"며 "오히려 연준의 긴축 정책이 물가 제어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정책 실패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었다"며 "하지만 CPI 발표 이후 1%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울트라스텝'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2천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월(6조4천347억원)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1~4월까지만 해도 10~11조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5월에 9조원대로 밀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달 코스닥시장에서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5조8천52억원으로 나타나면서 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도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제외)은 51조7천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연초(71조7천328억원)와 비교하면 약 28% 감소했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9·10·11월 FOMC 등의 이벤트가 남아 있어 증시 불확실성은 연중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8월 CPI 발표 이후 광범위한 모습을 보이는 물가 상승에 맞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11월 FOMC에서도 미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축 속도가 가속화되며 올 연말까지 미 연준은 정책금리를 4.00~4.2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준의 긴축 속도가 점점 더 미국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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