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부품업계, "모두 자국 고속철 보호하는데 한국만 정반대"

박정규 2022. 9. 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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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차량 부품업체들이 해외 기업의 국내 고속차량 시장 진출에 대해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호소했다.

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아무런 보호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국내 입찰 시장에서 정책적인 도움은 고사하고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외면 받는 등 역차별을 당해왔다"며 "국가 기간산업인 고속차량산업에서 '철도주권'을 해외 업체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국내시장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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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내 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해외 기업의 시장 진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다.(사진=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2022.9.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철도차량 부품업체들이 해외 기업의 국내 고속차량 시장 진출에 대해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호소했다.

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내 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는 국내 고속차량 입찰에 해외 업체의 무분별한 진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에는 수도권과 경인·영남 등 전국에서 모인 철도차량 부품업체 191개사 소속 노동자 5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부품업체들의 서명이 담긴 '국내 철도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호소문도 국회에 전달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올 하반기 중 136량짜리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EMU-320 입찰사업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스페인 철도차량 제작사인 탈고(TALGO)가 국내 한 철도차량 제작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부품사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탈고는 동력집중식 고속차량 제작업체로 코레일이 입찰에서 요구하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제작ᆞ납품 실적이 없지만 국내 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 요건이 완화되며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세계 4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2조7000여억원짜리 국산 고속철도차량 기술이 제대로 결실을 맺기도 전에 시장에서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며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을 단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는 해외 업체에 사업을 맡긴다면 고속차량 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럽이나 일본 등 철도 선진국들은 국가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국의 고속차량 기술 보호를 위해 시장 입찰 자격 조건을 제한하는 등 빗장부터 앞다퉈 잠그고 있다"며 "한국만 반대로 입찰 자격 요건을 오히려 낮추며 글로벌 표준에 역행하는 '무방비 상태'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경우 시행사가 발주를 하면 입찰 초청서를 발송한 업체들만 입찰 참여가 가능한 구조인 데다 자체 규격 규정이 규제장벽으로 작용해 사실상 비유럽 국가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게 비대위 측 주장이다.

또 미국은 '바이 아메리카 규정'을 적용해 입찰 시 재료비의 현지화 비율을 70% 이상으로 정하고 있으며, 일본도 해외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아무런 보호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국내 입찰 시장에서 정책적인 도움은 고사하고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외면 받는 등 역차별을 당해왔다"며 "국가 기간산업인 고속차량산업에서 '철도주권'을 해외 업체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국내시장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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