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품 온라인에서 사고 입국 때 찾는다
일부 시범 도입 후 확대 시행 추진
면세점 사업자 경영 안정화 지원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앞으로 출입국장 면세점의 면세품도 온라인으로 살 수 있게 된다. 또 이를 외국에서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 없이 입국 때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14일 서울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산업 발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15대 과제를 담은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면세점 이용 국민의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한국 면세산업은 2019년 매출액 25조원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지난해 매출액은 18조원까지 줄었다.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도 내년 상반기 부산항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공항·항만에 단계적 도입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해외여행·출장에 앞서 면세품을 사면 해외체류 기간 계속 구매 물품을 갖고 다녀야 하는 부담이 뒤따랐는데 이 불편을 없애주겠다는 것이다. 이미 2019년에 개정한 관세법에 입국장 인도장 신설 근거가 있는 만큼 인천·한국공항공사와의 협의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전 면세장에서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다.
면세품 구매자 편의도 대폭 높인다. 지금까지 시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려면 반드시 여권으로 신원을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데이터 연계·보호 기술을 적용한 시내면세점에서는 스마트폰 인증만으로도 신원 확인과 면세품 구매를 허용키로 했다. 또 입국 세관신고 땐 면세품 등 구매 내역을 수기로 작성해야 했으나 모바일 앱 신고로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과 김포공항은 이미 지난달부터 모바일 앱을 신고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면세품 오픈마켓 판매도 허용한다. 현재 롯데, 신라, 현대, 동화, 신세계 등 시내 면세점 운영사업자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지만 직접·단독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만 면세품을 팔 수 있는 제한이 있었다. 관세청은 올 12월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이 같은 제한을 풀어 면세품을 네이버, 쿠팡 같은 오픈마켓 플랫폼이나 메타버스 같은 가상 공간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관세청은 이날 경상북도와 대구경북 신공항 메타버스 가상 면세점 입점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면세 사업자가 관세청에 내는 특허수수료도 2020~2021년에 이어 올해분까지 50% 감면해주는 방안을 기재부와 검토키로 했다, 내년 이후로도 3월 말이란 납부 기한이 기업 1분기 결산과 맞물려 정확한 금액 산정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납부 시기를 4월 말로 바꾸는 방안을 함께 검토한다. 코로나19 대책으로 2020년 4월부터 시행해오던 면세점 3개월 이상 재고 내수 판매 제도도 무기한 연장키로 했다.
그밖에도 면세점 예비특허제도를 도입해 신규 특허 사업자가 영업 개시에 앞서 필요 물품을 사전 반입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재고 없이도 면세품을 선주문 받을 수 있는 선판매 후반입 제도도 전면 도입기로 했다. 면세점 특허 갱신과 자율관리 보세구역 갱신처럼 신청 양식과 시기가 다른 면세품 물류신고 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지금까진 출·입국장 면세점 면세품 보관창고를 별도로 둬야 했으나 중소·중견 면세점에 대해선 이를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등 면세 사업자의 행정 편의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올 10월부터 민관합동 면세산업 발전 협의회를 운영해 이 같은 면세산업 15대 과제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윤태식 청장은 “이번 대책이 코로나19와 원화 가치 하락, 국제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산업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협의회를 통해 앞우로 입국장 인도장 신설 등 주요 현안 후속 조치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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