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에서 면세쇼핑하고 입국할 때 챙긴다
출국하기 전 국내 면세점에서 산 선물을 해외여행 내내 들고다니다 들어오는 번거로움이 사라질까.
정부가 면세산업 활성화와 국민 편의제공 차원에서 면세물품 인도장을 입국장에도 설치하기로 했다.
또 모바일에서도 면세품 및 면세주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입국시 휴대품 신고도 모바일로 간단히 할 수 있도록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해외여행객들은 모바일에서 면세품 쇼핑을 한 후 빈손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다. 입국할 때에는 미리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 인도장에서 챙겨 모바일로 세관신고서를 쓰면 된다.
관세청은 14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업계 등 관계자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면세산업이 침체기를 겪자, 산업 활성화를 위해 묶어뒀던 규제를 풀고, 소비자에 대한 편의제공 범위를 크게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면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편의를 제고하고, 면세점의 경영을 안정화하는 한편, 규제혁신을 통한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입국할 때 찾는다
정부는 우선 면세품의 구매와 인도방식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동안 시내면세점만(출국 3시간 전까지만 가능) 가능했던 온라인 구매는 출·입국장 면세점에서도 가능해진다.
당장은 시범적으로 한국공항공사 시설에 입점한 면세점부터 시행하고, 추후 인천공항공사 시설 내 면세점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구매자체가 원천 차단돼 있는 면세주류 또한 스마트오더 형태로 시내면세점에서 구매한 후 공항만 출국장에서 인도할 수 있게 된다.
국내 면세점 구매물품을 출국장이 아닌 입국장에서 인도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는 구매한 면세품을 해외 출국절차를 마친 후 출국장에서만 찾을 수 있는데, 국내로 다시 반입할 선물용품 같은 경우 해외 체류기간 중 휴대와 파손위험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은 전산시스템 구축과 시설공사 등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당장은 내년 상반기에 부산항에서 우선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추후 2단계로 인천과 김포 등 주요 공항에도 확대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종이서류 기반의 면세품 구매와 세관신고방식도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된다.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매할 때, 여권 없이 스마트폰 인증으로 구매를 허용하고, 입국 휴대품신고서도 모바일로 작성하고 세금납부까지 가능하도록 바뀐다. 모바일 세관신고서는 이미 지난 8월부터 김포공항에서 시범운영중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도 면세품 판매 허용
면세점 업계의 경영지원책도 마련됐다.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네이버나 쿠팡 등 오픈마켓과 가상공간(메타버스) 등 모든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의 면세품 판매와 구매가 허용된다.
현재는 시내면세점에서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만 면세품 사전구매가 가능했지만, 전체 구매처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판매품목과 브랜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면세점은 공동으로 인터넷면세점을 구축,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 위기기간인 2020년~2021년 사이 면세점 업체들이 부담한 특허수수료는 50%를 감면하고, 납부기한도 3월말에서 4월말로 바꾸고, 올해분까지는 12월말로 연장해주기로 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1800억원 가까운 수수료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행사 등이 고객을 유도해주는 조건으로 면세점에서 지급받는 송객수수료도 과도하게 지급되지 않도록 특허심사기준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살깎이식 송객수수료 지급시에는 특허갱신이 어려울 수 있다.
면세점 재고, 내수로 털어도 된다
코로나 영향으로 2020년 4월부터 허용하고 있는 면세점 재고의 내수판매의 기한도 연장하기로 했다. 관세청이 별도로 고시하기 전까지 면세점 재고의 국내판매가 허용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3개월이 지난 재고는 수입통관을 하고 수입제품과 같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다.
면세품의 내수판매물품 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가 원산지인 품목은 특혜관세를 적용해 낮은 관세를 내고 수입할 수 있는데, 특혜관세 적용을 위한 컨설팅도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앞으로 매 반기별로 민관합동 면세산업발전 협의회를 열고, 면세산업 규제완화와 발전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상원 (lsw@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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