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진 겨울철 '트윈데믹' 우려.."대응력 충분, 과한 우려 필요없어"
본격적인 가을을 앞두고 코로나19(COVID-19)와 독감(인플루엔자) 동시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억제요인으로 작용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정부도 예년에 비해 이른 유행을 점치고 있다. 다만 두 질병의 증상이 다르고, 충분한 대응력이 갖춰져 있는 만큼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14일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최근 갑작스럽게 독감 환자가 늘어났지만, 지난 2018년과 2019년과 비교하면 아직 시작 단계로 지금이 가장 준비하기 좋을 때"라며 "국내는 독감과 코로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입 이후 가을·겨울철 국내 독감 발생은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접촉이 줄어든데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의무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방역조치 역시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재유행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6주차(8월28일~9월3일) 독감 의심증상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4.7명으로 2020년 1.7명, 2021년 1.0명에 비해 현저히 높다. 해외 역시 호주와 뉴질렌드 등 남반구에서 예년에 비해 이른 인플루엔자 유행이 발생 중이다. 방역당국 역시 이를 감안해 국내 독감 유행 시작 여부를 주의깊계 살펴왔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호주나 뉴질랜드 등 남반구에서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확인되고 있다"며 "과거 2년 동안 인플루엔자 유행이 없었기 때문에 현재 인구집단에서 면역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 예방접종을 포함한 대응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재유행 정점 이후 추석 연휴를 거치며 다시 고개 든 신규 확진 규모도 관련 우려를 키웠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9만3981명으로 연휴 기간(9~12일) 평균 4만3000명 대비 5만명 가량 급증했다. 직전일인 13일과 비교해도 3만6672명 늘어난 수치다. 당분간 수만명 규모의 확진자가 긴 꼬리처럼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데다, 신규 변이 발생 등의 변수에 확진 규모가 재차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및 전문가들은 올해 독감 유행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독감의 경우 이미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대응체계가 갖춰져 있고, 코로나19 유행 규모 증가 역시 추석 연휴 이후 일시적 현상일 뿐 점차 감소할 것이란 입장이다.
증상 차이에 의료현장의 혼선 역시 덜할 것이라고 봤다. 독감의 경우 갑자기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며, 두통으로 시작해 코로나19 증상과 다르기 때문이다. 독감 진료체계 역시 많은 수의 환자에도 진료 어려움은 없을 것이는 설명이다. 다만,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 실시와 과거 폭발적인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따른 의료대응은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단장은 "원스톱 진료기관이 1만개가 넘었고, 호흡기진료센터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아 독감과 코로나를 동시에 충분히 볼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갖춰져 있다고 본다"며 "다만 코로나19 환자가 지난번 같이 대폭발을 해서 많은 환자들이 독감 환자와 동시에 들이닥쳤을 때를 위한 준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행 대비를 위한 백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단장은 "코로나19 백신에서 보듯이 독감 백신도 100% 예방 없지만, 백신은 질병을 예방해 줄 뿐만 아니라 중증과 사망을 낮춰준다는 의미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며 "특히, 고위험군들인 경우에는 젊은 사람도, 40대·50대의 장년층은 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은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백신이 독감 예방에 도움된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낭설이다. 어떤 백신이 나왔을 때 다른 병에도 도움이 되는 백신은 없다"며 "병원에 두 번 갈 필요없이 같은 날 각 백신을 다른 팔에 동시에 접종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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