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 공룡' 타이슨푸드도 인플레·强달러는 버겁다

이정훈 2022. 9. 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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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아거스 리서치, 타이슨푸드 투자의견 '매수'->'보유'
"인플레 부담에 소비자들 저렴한 고기로 소비 옮겨가는 중"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중국 등 해외 수출도 위축되는 상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TSN)마저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달러화 강세라는 거대한 거시경제적 역풍 앞에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월가 리서치업체인 아거스 리서치는 이날 타이슨푸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세부적인 목표주가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현재 75달러 수준인 이 회사 주가에 대해 “양호한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며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했다.

아거스 측은 이날 보고서에서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달러화 강세가 타이슨푸드에 강한 역풍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앞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미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타이슨의 유기능 육류 등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대신에 값싼 고기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시장 리서치업체인 IRI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미국 내 냉동육 판매량이 전년대비 11%나 줄었다. 특히 IRI 측은 “미국인들이 비싼 스테이크 구입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닭고기를 대체재로 더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간밤에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이 각각 전년동월대비 6.8%, 6.7% 상승한 반면 닭고기 가격은 같은 기간에 16.6%나 치솟았다. 이는 닭고기 수요가 그 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갈 경우 미국 내 소비는 물론이고 중국 등 해외로의 수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번주에 나온 유엔 식량농업기구 자료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연속으로 가금육 가격이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돼지고기만 유독 도축 가능한 돼지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올랐다.

아거스 역시 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로 인해 해외 수출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고, 돼지고기 값이 상승하면서 해외로의 돼지고기 수출 등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만약 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내려가거나 수출 물량이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은 한 투자의견을 다시 높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평가는 올 상반기까지는 타이슨푸드 실적이 양호했지만, 향후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슨푸드는 지난달 발표한 2022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매출액이 13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8.2%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로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이 기간 중 돼지고기와 닭고기, 냉동식품에서 각각 판매량이 1.7%%, 2.1%, 8.5% 줄었지만 닭고기와 냉동식품에서 각각 20.1%, 13.8%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회사 측은 올해 미국 내 소와 돼지, 닭, 칠면조 등 단백질 생산이 작년과 같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520억~540억달러 연간 매출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거스는 타이슨푸드의 밸류에이션에 대해선 “내년 추정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 수준인데, 이는 대형 음식료품 경쟁사들의 평균 PER인 16.4배에 비해 낮은 편이고 이전 3년 간 회사 PER인 6~13배에 비해서도 중간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타이슨푸드의 현 밸류에이션이 소매부문에서의 매출 둔화 전망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스티븐앤코는 타이슨푸드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100달러에서 95달러로 내려 잡았다. 바클레이즈 역시 ‘시장평균’을 유지하면서 100달러에서 89달러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다만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었다. 아거스는 “미국 내 단백질 섭취 수요가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타이슨푸드의 신제품 투자와 이커머스부문 향상, 생산시설 확충 등을 감안할 때 장기 성장성은 양호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현재 타이슨푸드는 신성장 동력으로 대체육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비욘드미트 지분 6.5%를 확보 후 나스닥시장 상장 이후 지분을 전량 팔았지만, 세포추출 배양육 기업인 멤피스미트에 지분 투자를 했고 2019년 6월엔 직접 식물성 대체육 상품 생산을 위해 레이즈드 앤루티드 브랜드를 런칭했다. 또 향후 2년 간 18억달러를 투자해 12개 공장을 신설하고 최대 13억파운드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또 공장 내에 근로자 대신에 로봇을 도입해 도축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2024회계연도 말까지 연 4억5000만달러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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