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 가는 대구 일으켜 세운 '캡틴' 세징야의 투혼

이두리 기자 2022. 9. 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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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세징야가 지난 1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판도를 뒤집는 승부는 아니었지만, 대구FC에는 어느 때보다 소중한 승점 1점이었다. 부상을 딛고 98분 풀타임을 뛴 대구 ‘캡틴’ 세징야(33)의 원더골이 쓰러져 가던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대구FC는 1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2라운드 경기에서 세징야와 고재현(23)의 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제주는 승점 46점으로 스플릿A 진출을 확정 지었고, 대구는 승점 32점으로 리그 10위에 머물렀다. 2점 차이로 앞서가는 9위 수원 삼성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대구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내몰린다.

여전히 강등 위기에 내몰린 대구이지만, 끝까지 따라붙어 흐름을 바꾸는 투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무승부였다. 31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를 0-5로 처참하게 진 뒤 치르는 경기였기에 이날 선수들의 투지는 더욱 불타올랐다.

지난 전북전은 대구에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대구는 19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바로우와 한교원의 멀티골에 박진섭의 득점까지 다섯 골을 쉴 새 없이 얻어맞았다.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일어난 참극이었다.

이날 경기 후 대구 주장 세징야는 팬들 앞에 직접 나서서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반등할 수 있도록 목숨을 다해 노력하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최원권 대구 감독대행도 마이크를 잡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게 아니다. 우리도 전북처럼 다득점을 하고 싶다. 차라리 날 욕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제주 원정에서 대구는 지난 경기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대구는 제주에 끌려갔다. 패스 미스로 인해 기회를 번번이 놓쳤고, 전반 21분에는 김주공의 페널티킥에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전에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윤빛가람이 멀리 보낸 롱패스를 진성욱이 그대로 몰고 들어가 골로 연결하며 0-2까지 몰렸다.

패색이 짙어졌지만, 대구는 끈질기게 공격을 이어나갔다. 결국 세징야는 후반 13분 홍철의 헤더 패스를 받아 페널티 아크 안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세징야의 득점 이후 대구는 점차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마침내 후반 22분 제카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고재현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세징야도, 고재현도 약 한 달 만에 터트린 득점포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최원권 감독대행은 “후반 시작과 함께 추가 실점하면서 분위기가 떨어질 수 있었지만 하프타임 라커룸에서 선수들의 눈빛이 포기하는 눈빛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스플릿B가 확정된 대구는 오는 18일 FC서울과 파이널 라운드 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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