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인생은 아름다워'[MK무비]

한현정 2022. 9. 14. 15: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마워요. 무엇보다, 저를, 이토록 사랑해줘서..."

딱 두 달, 아니 그보다도 적게 남았다.

그러다 자신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봉에게 마지막 생일선물로 부쩍 그리운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다.

영화는 그렇게 촌스럽지만 깊고도 진한 사랑을 담아 인생을 노래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글프고 억울하고 찌질했어도,
사랑하고 사랑 받았기에..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고마워요. 무엇보다, 저를, 이토록 사랑해줘서...”

딱 두 달, 아니 그보다도 적게 남았다. 이번 생을 마감하기까지. 나 자신을 좀 더 챙길 걸, 그토록 날 아껴주던 첫사랑이 매일 같이 떠오르고, 못해본 것들만 생각나니 서럽고 억울하기만 하다. 한 때는 반짝였던 청춘, 구질구질한 현실에서도 언제나 금쪽 같은 자식들, 한결 같이 웬수 같은 내 환장의 짝꿍. 그래, 그럼에도 웃을 수밖에. 돌이켜보면 아름다웠던, 삶의 끝자락에서 부르는 ‘뜨거운 안녕’ 같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다.

무뚝뚝한 남편 ‘진봉’(류승룡)은 밥맛이다. 하는 말마다 가슴을 찌르고, 혼자 할 줄 아는 게 없으며, 죽을 날을 받아 놓은 아내 ‘세연’(염정아)에게 ‘먹지 말라는 밀가루를 그렇게 먹더니’, ‘두 달 뒤면 11월, 그 때면 큰 애 수능인데’, ‘이것저것 제대로 정리 좀 해놓고 가라’ 등 상처주는 말만 퍼부어 댄다.

하긴, 데모 현장에서 갑자기 몸을 던져 넘어진 세연을 구하며 상남자 포스를 한껏 뽐내더니, 뺨 한 대 맞고 벌벌 떨고, 그 모습에 반해 데이트 신청을 ‘툭’ 내뱉던 그가 아니었던가. 입대할 때도 기다리지 말라며 쿨한 척, 센 척은 다하더니, 막상 (세연이) 선을 본다니, 무릎 꿇고 오열하며 꿈이고 뭐고 다 버리겠다던, 알고 보면 천생 세연 바보인 진봉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세연’은 그런 남편과 아빠를 닮은 무심한 아들, 자기밖에 모르는 사춘기 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왔다. 서운함조차 느낄 새 없이 바쁘고 성실하게 서글프게. 그러다 자신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봉에게 마지막 생일선물로 부쩍 그리운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다.

막무가내로 우기는 아내의 고집에 ‘진봉’은(아니, 진봉이기에) 함께 나선다. 아무런 단서도 없이, 과거 첫사랑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과, 이름 석 자만 가지고. 그렇게 무작정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시도 때도 없이 티격태격 다투던 두 사람은 곳곳에서 자신들의 찬란했던 소중한 기억들을 하나 둘 떠올리고, 돌고 돌아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인 만큼 이 여정에는 '조조할인' '세월이 가면' 등 이문세의 노래를 비롯해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다행이다' 등 14곡의 친숙한 히트곡들이 함께 한다. 영화의 서사와 인물의 감정, 대사들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 쓰임은 직접적이고도 1차원적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목표는 단 하나다. 인생의 종착지인 ‘죽음’에 대해 묻고, 생각하다, 춤과 노래로 답한다. 인생 자체가 그러하듯 유쾌하고도 뭉클하게, 때로는 징글징글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전하기 위함이다. 투박하고도 소소한 B급 유머들을 온사방에 뿌려 놓고, 단순한 전개에 과장된 캐릭터, 대놓고 촌스러운 연출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메가폰은 그렇게 연신 눈물을 머금고 웃으며 자신의 스타일 대로 우직하게 끌고 나간다. 인생을 춤 추고 죽음을 노래한다. 나의 소중한 누군가의, 혹은 나의 죽음을 아니 인생을 떠올리며 관객은 어느 새 함께 눈물을 흘린다. 툭 툭 무심하게 던지는 덩어리들은 어느 지점에서 한 번 씩 크게 터진다. 진봉이의 바보 같은 표현법처럼, 답답하고 화가 나다 가도 그 묵직한 덩어리 하나를 보면, ‘철렁’ 내려 안게 된다. 영화는 그렇게 촌스럽지만 깊고도 진한 사랑을 담아 인생을 노래한다. 온 몸, 온 마음을 다해. 오는 9월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