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내성' 예방하는 법은?
고용량 및 반복 시술로 내성 위험 증가 '주의'
"톡신 제품 성분과 적정 시술 주기 확인 필요"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성장하면서 시술 경험 연령대는 낮아지고 시술 범위는 넓어졌다. 보툴리눔 톡신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시술로 알려졌지만, 반복 주사 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국산 제품의 경우 해외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해 고용량으로 여러 번 투여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성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적정한 시술 빈도를 유지하는 등 내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는 14일 '안전한 톡신 생활을 위한 내성분 캠페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구일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 부회장은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 발생 가능성 및 시술 전 주의사항 등에 대해 발표했다.
국내외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지난해 8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15.4%씩 성장해 오는 2030년 21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3년간 국내에서 수출 및 내수용 제품 허가가 대폭 이뤄지면서 국내 수요도 급증했다. 보툴리눔 톡신이 보편화됨에 따라 시술 경험 연령은 낮아지고 반복 시술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활용 범위 역시 주름 개선, 사각턱 축소 등 미용 목적에서 뇌졸중, 다한증 완화 등 치료 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은 시술로 꼽힌다. 그러나 많은 양을 반복해서 주사하면 사람에 따라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 보툴리눔 톡신 제제엔 복합 단백질 성분이 포함돼 있다. 우리 몸은 해당 단백질 성분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 중화항체를 생성한다. 항체가 생기면 동일한 양을 투여해도 처음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내성이 발생한다.
서 부회장은 "많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복합 단백질 성분이 들어 있는데 동물 실험 연구 결과 복합 단백질 성분이 포함된 경우 항체 발생률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면서 "시술 용량이 클수록, 짧은 기간 내 반복적인 시술을 할수록 내성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 저렴한 국산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고용량을 짧은 주기로 시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1g만으로도 100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해외에선 보툴리눔 톡신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가 앨러간, 멀츠, 입센 단 3곳에 불과할 정도로 균주 발견이나 배양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보툴리눔 톡신 개발 업체가 20곳을 넘어섰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제품 18개 중 15개 품목이 국내 업체 제품이다. 국내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제품의 가격도 과도하게 낮게 책정돼 있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남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 부회장은 "균주 공방은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톡신 업체를 보유하다 보니 제품 가격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며 "해외의 경우 톡신 한 병에 100달러가 넘지만 국내에선 1만5000원보다 저렴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품이나 시술 가격이 싸니까 바디톡신처럼 한 번에 100유닛 이상을 주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내성은 한 번 생기면 돌이킬 수 없고 내성이 생기면 치료 목적으로도 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의 권장 주기나 제품 성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도 적은 편이다.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가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20~45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권고되는 톡신의 부위별 권장 시술 주기를 아느냐'는 질문에 64%가 '모른다'고 답했다. '본인이 시술받은 톡신 제품명을 아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는 응답이 51%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내성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적정 용량과 주기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날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는 시술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시술 제품의 성분과 안전성 △내성 발생 가능성 △적정한 시술 주기를 확인할 것을 제시했다.
또 복합 단백질 성분이 없는 제품을 고르는 것도 내성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서 부회장은 "국내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고 효과도 거의 비슷하다"면서도 "복합 단백질을 제거하고 활성화한 뉴로톡신만을 포함해 제품 자체의 순도를 높인 제품을 통해 내성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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