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물러난 곳에.."전기고문·살인 자행" 증언 이어져

김서영 기자 2022. 9. 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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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에 서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고문과 살인 등을 저지른 정황이 발견됐다고 BBC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하르키우주의 거점지역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을 탈환했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에 빼앗긴 지 6개월 만이다. 러시아군이 물러가고 난 이후 이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전기고문과 살인을 자행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바라클리아 주민 아르템은 러시아군이 본부로 활용한 경찰서에서 자신이 46일간 억류됐고, 전기고문을 당했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발전기가 있었고 나한테는 전선 두 개를 들고 있게 했다”며 “그들은 내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내가 거짓말한다면서 전압이 올라가게 했다”고 전했다. 또 자신은 전기고문을 한차례 당했지만 매일 당한 사람도 있다면서 이들 중 여성도 포함됐다고 했다. 또한 “그들은 다른 방의 비명소리가 잘 들리도록 건물의 환기 장치까지 껐다”고 말했다. 아르템은 자신은 군복을 입은 형제 사진이 걸려 붙잡혔으며 우크라이나 국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25일간 억류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바라클리아 출신 고위 경찰관인 세르히 볼비노우는 러시아군이 현지 경찰서에서 구금자를 정기적으로 고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직접 복무했거나 복무한 친척이 있는 이들을 거기로 데려갔고, (군에) 도움을 준 사람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학교 교장인 타티아나도 경찰서에서 3일간 붙잡혀있었고 다른 감방에서 비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서 감방 벽에는 주기도문이 새겨진 흔적과 날짜를 세기 위해 표시를 해 놓은 자국이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2인용 감방에 최대 8명까지 붙잡혀있었다며 현지 주민은 경찰서를 지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전선에서 반격에 성공하면서 러시아군은 반년간 점령했던 하르키우주의 핵심 요충지인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서 지난 10일 사실상 철수했다. 하르키우주 지역 대표는 “지금 주요 과제는 전기와 수도 공급을 복구하는 것이지만 폭파됐을까 우려된다”며 “(러시아군이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므로 언제나 그런 위험이 있다”고 BBC에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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