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빠지고 금리는 오르고..증권주 '이중고'

고득관 2022. 9. 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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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공포에 미국 증시가 폭락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스피가 오르면 같이 오르고 코스피가 빠지면 같이 빠지는 업종인 증권주가 역시나 급락장에서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가 부진한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오후 2시 10분 현재 코스피 증권업 지수는 전일 대비 1.16% 내린 1637.62를 기록 중이다.

실제 증권주의 분위기는 업종 지수보다 더 어둡다. 국내증시에 상장한 31개 증권주(우선주 포함) 가운데 대신증권 단 한 종목만 0.65% 오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1.34%), 삼성증권(-1.62%), 메리츠증권(-2.44%), 키움증권(-1.28%) 등 증권주들이 일제히 내림세다.

올들어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보이면서 증권주 주가도 이미 크게 내려온 상황이다. 증권업 지수는 연초 대비 22.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18.89%보다 더 부진한 숫자다.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에 상당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지난 2분기 국내 58개 증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8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5%나 줄었다. 증시 활황의 온기가 남아있던 지난해 2분기에서 1년 만에 이익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밤 나온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냉각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미국 연준도 긴축적 통화정책의 고삐를 늦출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와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증권사의 보유 채권 평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도 높아질 수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대비 질적 및 양적으로 좋아진 증권사 자본력과,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시장 유동성 감축을 감안하면 내년 국내 증권사 실적은 과거 경제 위기 때 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시작점이었던 2020년에 비해서도 양호한 수준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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