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세계 무기시장서 고공행진.."올해 수출액 100억 달러 넘을 듯"

김종성 2022. 9. 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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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K-9 자주포 등 폴란드·UAE·이집트 등 수출 봇물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 수요가 급증하며 올해 국내 방위산업 수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14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100억 달러(약 13조8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달성했던 최고 기록인 70억 달러(약 9조6천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최근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방산 수출 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 현대로템·한화디펜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기업들은 폴란드 군비청과 무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 정부는 한국에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3개 편대(총 48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그 규모가 총 148억 달러(약 20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1차 물량으로 지난달 26일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의 이행 계약이 체결됐다. 총 57억6천만 달러(약 7조9천억원) 규모다. K2 전차의 수출은 이번이 첫 사례로, 이번에 한국군 주력 전차의 우수성이 인정받은 만큼 향후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9의 경우 총 계약 범위 중 일부만 확정한 것임에도 K-9 자주포 수출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다. 방사청과 업체들은 폴란드와 조만간 2차 물량 계약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방산은 앞서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로의 대규모 수출에도 성공했다.

올해 1월 UAE와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35억 달러(약 4조8천억원) 규모다. 탄도탄 요격미사일은 일부 선진국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무기로, UAE로의 수출 성사로 해외 방산 시장에서 국산 무기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한 달 뒤인 2월에는 이집트로부터 2조원 대 K-9 자주포 수주 소식을 알렸다.

한화디펜스는 방산 수출 확대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폴란드와의 수출 계약 이행을 위해 올해 안에 폴란드 지사를 설립하고, 유럽 방산 수출 확대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호주법인 설립에 이어 폴란드, 영국 등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영업과 생산을 위한 전진기지를 확보하고, 통합 방산계열사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활용해 글로벌 방산시장 점유율 확대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수출도 앞두고 있다.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REDBACK)이 지난해 호주 육군이 주관한 최종 시험평가에서 방호력과 기동성, 화력 등 압도적인 성능을 입증했고, 호주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레드백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디펜스 미국법인은 오시코시 디펜스 콘소시움(Oshkosh Defense Consortium)의 일원으로 미 육군의 차세대 유무인 복합운용 장갑차(OMFV) 사업에 참여 중이며, 레드백을 기반으로 OMFV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노르웨이에 K2 전차 수출을 타진 중이다. 올해 초 현지에서 실시된 동계시험평가에서 혹한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인 바 있다. 노르웨이는 10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한국 방산 수출액은 2020년 30억 달러였던 방산 수출 규모는 지난해 72억5천만 달러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1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세계 4대 방산 국가로 진입도 시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산 산업을 전략 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2021년 세계 방산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8%로 8위에 머물러 있다. 4위 중국 4.6%, 5위 독일 4.5%, 6위 이탈리아 3.1%, 7위 영국 2.9%를 앞에 두고 있지만, 2012∼2016년과 2017∼2021년의 점유율을 비교한 성장세는 한국(177%)이 상위 25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로, 이들 국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산업체가 생산하는 주력 제품은 대부분 재래식 무기 취급을 받았지만, 선진국의 투자가 적어진 탓에 선진국으로의 수출 가능성까지 높이며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해외수주 확대→수익성 개선→성능 개량→선진국시장 진출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하며 사업 안정성이 높아지고, 중장기 수익성도 큰 폭의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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