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스페인, 알맹이는 中" 고속철 부품사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우경희 기자 2022. 9. 14. 14: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철도차량 부품사들이 해외 기업의 국내 고속철도 차량 시장 진출 허용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어 "국가 기간산업이자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고속차량산업에서 우리의'철도 주권'을 해외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내 부품제작사가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내 시장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철도차량 부품사들이 해외 기업의 국내 고속철도 차량 시장 진출 허용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시행 실적이 없는 글로벌 기업들이 값싼 중국산 부품을 이용해 단가를 낮춰 사업을 따낼 경우 국내 부품생태계가 무너지고 고속철도 성능도 낮아질거라고 지적했다. 이를 원천 차단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호소했다.

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내 철도차량 부품산업 보호를 위한 궐기 대회'를 열고 "세계 4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2조7000여 억원짜리 국산 고속철도차량 기술이 제대로 결실을 맺기도 전에 시장에서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집회에는 수도권과 경인·영남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191개사 철도차량 부품업체 소속 노동자 550여명이 참여했다. 해외 업체의 국내 고속차량 입찰 진입을 반대하는 한 목소리를 냈다. 부품 업체들이 서명한 '국내 철도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호소문도 국회에 전했다.

스페인 철도차량 제작사 '탈고(TALGO)는 국내 한 철도차량 제작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올해 하반기 중 입찰공고 예정인 한국철도공사 발주 136량짜리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EMU-320 입찰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고는 동력집중식 고속차량 제작 업체로 코레일이 입찰에서 요구하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제작 및 납품 실적이 없다. 그럼에도 국내 입찰 시장 참여 자격요소 문턱이 낮아지면서 아무 제재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부품 업체들은 "유럽이나 일본 등 철도 선진국들은 국가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국의 고속차량 기술 보호를 위해 시장 입찰 자격 조건을 제한하는 등 빗장부터 앞 다퉈 걸어 잠그고 있다"면서 "한국은 반대로 입찰 자격 요건을 오히려 낮추면서 자국 기술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글로벌 표준에 역행하는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의 경우 시행사가 발주를 하면 입찰 초청서를 발송한 업체들만 입찰 참여가 가능한 구조다. 자체 규격규정으로 설계나 건설, 개량, 개조, 운영 및 유지관리, 안전 요건 등은 물론 차량에 들어가는 세부 부품 규격까지 정해놨다.

탈고의 고향인 스페인 역시 자국에서 발주한 철도차량 사업에 해외 업체가 참여하려면 전문성이나 무역 관련 요구 사항 등 전문 제작 활동을 위한 적합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면서 세부 기술사양서는 공개조차 하지 않는다. 글로벌 철도차량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은 철도차량 입찰 참여 시 아예 자국법인과의 공동응찰을 의무화했다.

부품 업체들은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을 단 한 번도 만들어 본 적 없는 해외 업체에 사업을 맡긴다면 어렵게 이뤄낸 국산화된 고속차량 기술은 퇴화하고 고속차량 산업 생태계는 붕괴할 것"이라며 "한국은 해외 업체들의 '스펙 쌓기'에 최적화된 먹거리용 시장으로 전락해 버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 기간산업이자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고속차량산업에서 우리의'철도 주권'을 해외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내 부품제작사가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내 시장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이에 앞서 이런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코레일과 SR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고속차량 이전에도 기존 일반 전동차 시장에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기술력이나 품질이 아닌 최저가가 우선되는 난데없는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며 "완성차 제작사들은 저가의 중국산 부품을 사용해 단가를 낮춰 입찰 경쟁에 나서기 시작했고, 국내 부품제작사들은 경영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김동성♥' 인민정 "생활고, 월세방서 쫓겨나…앞이 안보여""혀 반으로 잘라내"…조혜련, 재혼 남편과 갈등에 해결책이?'마약·성추문' 박유천, 연예계 은퇴 번복…스크린 복귀오은영 "나도 강박증 때문에 물파스 들고 다녀"허지웅도 당했던 노트북 중고사기…"주민증 맡겨 의심 안해"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