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잊은 당신께 [Oh!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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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제작 더 램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 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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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보편적인 정서로 세상 막막한 순간에 처한 이들을 위로한다. 노래로 말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제작 더 램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 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들 뒤치다꺼리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세연이 남편 진봉과 의미 있는 여정을 함께 하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든다.
'국가부도의 날'과 '스플릿'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최국희 감독의 새 작품이지만 '인생은 아름다워'는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장르라는 점에서 도전 과제를 안고 관객을 만난다. 이에 '조조할인', '알 수 없는 인생'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노래들이 스토리라인과 어우러져 등장인물들의 대사로 표현돼 몰입감을 이끈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싶어지는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가 인물들의 인생을 노래한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목처럼 평범한 인생의 의미를 세연과 진봉의 여정을 따라 조명한다. 스무살에 만나 연애 후 결혼까지 30년을 함께 한 세연과 진봉이지만 사랑은 어렵고 삶도 녹록치 않다. 특히나 무뚝뚝하다 못해 무심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남편과 철없이 반항하는 애들 수발에 지친 전업 주부 세연의 인생은 갑갑하기까지 하다. 다만, 툴툴거리면서도 30년 함께 한 자기 대신 보고싶다는 첫사랑을 찾아주겠다는 남편이나, 결정적인 순간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런 세연의 삶이 마냥 의미 없지 않았다는 것을 일깨운다.
물론 가족을 위해 헌신한 세연의 생애는 요즘 보기에 다소 새삼스럽다. 젠더감수성이 이전의 어느 세대보다 예민한 최근 관객들에게 괴리감을 주기 때문. 그러나 이미 세연처럼 30년 혹은 그 이상의 수십년을 버티고 감내하며 살아온 이 땅의 어머니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순 없다. 이에 '인생은 아름다워' 속 세연의 이야기는 현재는 거부당하고 배척당하지만 사실은 과거부터 존재하고 지금도 어딘 가에서 살아갈 여성의 이야기로 존중받을 만 하다. 영화를 만들며 가장 먼저 자신의 모친을 떠올렸다는 최국희 감독의 이야기가 납득되는 이유다.
무엇보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와 이를 담은 노랫말이 보편적인 정서와 공감대를 자극한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자신을 잃은 여자, 뒤늦게 아내를 위해 뭐라도 해주려는 남편, 사랑을 노래하며 슬픔을 극복하려는 사람들. 흔한 줄 알아서 소중한 줄도 몰랐지만 막상 더 이상 현실에서 찾기 힘들어져 오히려 귀해진 이야기다. 그렇게 잊힌 일상이 누군가에게 간절하게 소중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반성과 감사가 영화 전반을 감싼다.
결국 '극한직업', '명량',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출연작 다수로 '천만 관객'을 만난 남자 류승룡의 '픽'이 이번에도 대중적 코드를 건드릴 모양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 염정아는 이번에도 존재감을 보여준다. 과거의 향수를 맡은 박세완과 옹성우도 춤과 노래에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28일 개봉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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