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클라우드쇼 2022]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환기인 대한민국..정부·기업, 데이터 적극 활용해야"

이소연 기자 2022. 9. 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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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좌장으로 참석한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패널로 참석한 최광기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산업팀장, 허석준 KT경제경영연구소장,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수인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 공동대표는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에서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조선DB
지금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통해 한국이 다음 단계의 선진국으로 갈지 여기 머무를지가 결정될 중요한 전환기다. DX를 어떤 방안으로 실현할지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22′ 전문가 패널토론에서는 정부, 기업, 투자자, 스타트업의 관점에서 한국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초연결 강국’이 될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좌장으로 참석한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서울대 인공지능 연구원 원장)는 다양한 사회 주체가 각자의 영역에서 DX를 위한 혁신을 해야 한국이 성공적으로 DX를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1년 첫발을 뗀 스마트클라우드쇼는 매년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을 초청, 미래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전략을 조망하며 대한민국의 CES로 자리매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올해 행사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초연결 사회’를 주제로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석학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최광기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산업팀장, 허석준 KT경제경영연구소장,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수인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 공동대표는 전 영역에 걸친 DX를 위해 온 사회가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고 했다.

최광기 과기정통부 팀장은 DX를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 팀장은 “디지털 대전환이 혁명이 아닌 일상이 된 ‘뉴노멀 시대’다”라며 “과기정통부 등 정부는 핵심 기술이 경제 성장과 사회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했다.

최 팀장은 “클라우드는 대용량 데이터를 보관하고 수집해서 AI가 혁신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인프라다”라며 “그러나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은 아직 외산 클라우드 장비가 많이 침투됐고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시스템 전환이 활성화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했다. 이어 “DX의 발판인 국내 클라우드 산업 성장을 위해 과기정통부는 중소기업에 관련 컨설팅 및 바우처 제공을 추진 중이며, 클라우드컴퓨팅법 개정으로 민간 클라우드의 적극적인 활용 역시 지자체까지 확장 중이다”라고 했다.

이어 “작년 말 데이터기본법이 제정돼 올해 4월부터 시행 중인데, 이를 계기로 여러 곳에 산재한 데이터가 하나로 모일 것으로 보인다”라며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해 민간 기업 등에 제공하는 등 정부는 민간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했다.

허석준 KT경제경영연구소장은 디지털 시대 기업 경영자의 리더십이 성공적인 DX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소장은 “레거시 기업 경영자가 과거 아날로그 프로세스와 노하우로 디지털화를 그대로 진행해선 안 된다”라며 “디지털 시대의 경영자는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해야만 기존 시장에서 1등이라는 자부심이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했다.

허 소장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위해 디지털 시대 기업의 모든 구성원은 정보시스템에 관여해야 한다”라며 “기업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정보시스템을 건드리지 않으면 최적화를 달성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협업 생태계를 잘 구축하기 위해 기업과 협력사는 서로를 신뢰하며 최적화를 이뤄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지속적인 최적화를 진행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성공적인 최적화 사례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허 소장은 “정부가 아날로그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에 기존 서비스를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서비스를 하는 기업에 경쟁의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유효한 경쟁을 끌어내기 위해 과거 아날로그 시대 규제를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라고 했다.

(왼쪽부터) 좌장으로 참석한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패널로 참석한 최광기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산업팀장, 허석준 KT경제경영연구소장,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수인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 공동대표는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에서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조선DB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DX를 위해선 데이터를 기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센터장은 DX에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으로 이들이 데이터의 추출(extract), 전환(transform), 로딩(loading)을 잘한다는 사실을 꼽았다. 고 센터장은 “데이터를 계속 추출해서 모으는 것이 중요한데, DX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차원의 적극적인 개념이다”라며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모아 추출하고 빅데이터에서 학습시키고 네트워킹하는 영역이 중요해졌다”라고 했다.

고 센터장은 이렇듯 추출·전환·로딩을 잘한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의 AI 프레임워크와 테슬라의 데이터 엔진이라고 했다. 그는 “테슬라는 다양한 도로 데이터와 주행 데이터를 추출해 클라우드에 보내고 빅데이터에서 학습시키고 있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테슬라 자동차는 점진적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구독으로 돈을 계속 지불하는 등 데이터 엔진이 비즈니스가 됐다”라고 했다. 또 그는 “엔비디아도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라며 “미국이 엔비디아에 중국에 핵심 반도체를 수출하지 말라고 한 것을 봐도 AI 프레임워크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고 센터장은 “데이터를 활용한 이러한 모든 과정은 AI 없이 불가능하다”라며 “물리적 AI의 발전을 기반으로 자율주행과 로봇이 발전해, 인간이 기계를 제어하는 시대를 지나 기계가 인지 판단의 주체가 되는 시대로 발전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조선, 자동차, 중화학 등 기계공업 선진국에서 한 단계 도약해 AI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이수인 에누마 대표는 DX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아이들이 유튜브나 틱톡을 시청하는 데 익숙해져 주의집중 시간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라며 “이렇듯 디지털 세상이 인간을 바꾸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가장 명백하게 드러나는 집단이 어린아이들이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디지털 시대 한국 교육의 문제점도 짚었다. 이 대표는 “부모가 코로나19를 계기로 TV 등 디지털 기기를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학교 시스템은 입시 공부 중심으로 여전히 고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라며 “컴퓨터 활용이나 아이들 간 협력은 학교에서 장려되지 않으며 혼자 ‘국·영·수’ 등 교과목을 잘 하는 것만 여전히 중요해 아이들이 중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교육 체계가 디지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아이들은 디지털 유해매체나 게임에 대한 과도한 몰입 등에 노출됐다”라며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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