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총파업 반쪽 되나..농협·우리銀 불참

김화빈 2022. 9. 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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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점포 폐쇄 막고 6.1% 임금인상" 6년 만에 총파업
'연봉 1억 귀족노조'? "상반기 8억 받은 임원들과의 평균"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 집회를 연 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한다. 다만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조합원들은 파업 이틀 전 불참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금융노조 소속 회원들이 전국금융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임금 인상률 6.1% vs 1.4%…이견 차

금융노조는 13일 보도자료에서 “파업 당일 금융노조 10만 조합원은 탐욕적 금융자본의 무분별한 점포 폐쇄와 인력감축을 중단시키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7·29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와 산업은행 부산이전 폐기 등을 위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4.5일제) 근로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금융산업협의회)은 1.4%의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다.

이번 총파업 배경은 ‘임금 인상률’과 ‘인력 유지와 영업점 폐쇄 중단’에 대한 노사의 이견차다. 노조는 사측의 인력·영업지점 축소 방침으로 은행원들의 업무강도가 세졌다고 주장한다. 반면 은행들은 점포운영 시간이 1시간 단축된 점을 들어 업무강도가 낮아졌다고 맞서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 19 방역차원에서 대면 영업을 최소화하겠다며 점포운영을 1시간 단축했다. 은행들은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단축 영업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행들이 영업시간 원상복귀에 일언반구 얘기가 없다’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해 “아쉽지만 노사 합의사항”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조는 사측이 코로나 이후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더니 급격히 점포를 폐쇄하며 고객의 접근성 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영업점 폐쇄 중단 및 적정인력 유지’를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영업점의 폐점이 경영권이라며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농협·우리은행, 제한적 파업 참가

다만 시중은행들의 파업 동참률이 낮아 동력에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노조의 핵심 사업장 중 하나인 농협과 우리은행이 총파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했다.

뉴스1에 따르면, 금융노조 NH농협지부는 소수 간부만 참가한다.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도 총파업에 노조 간부 80~100명 정도만 참석기로 했다. 대부분 직원들은 정상 근무한다.

앞서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시중은행 참가 인원은 1만 800여명으로 전체 15%에 그쳤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2.8%에 불과했다.

노조는 총파업을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전국금융노조는 지난 8일 소속 노조원들에게 ‘카카오는 15%, 우리는 1.4%?’라는 제목의 소식지를 보내 임금 상승률 1.4%를 수용하면 실질임금 3.8%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귀족노조 비판여론…노조 측 “평균 임금 7200만원 이하”

금융노조 총파업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잇따른 직원 횡령 사고와 이상 외환거래, 1000억 원대 성과급 잔치가 은행권 상반기 이슈다. 올해 4대 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8조 96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서민들은 고금리 대출에 허덕이고 있다.

‘연봉 1억 귀족 노조’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평균연봉 근거인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는 행장, 부행장, 임원, 지점장, 부지점장 등 관리자까지 포함한 것”이라며 “상반기 8억 원을 넘게 받은 임원과 직원을 한 바구니에 넣고 평균을 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조합원들, 특히 저임금직군 노동자들의 형편과 (1억 연봉은) 거리가 멀다”며 “가령 직원의 70%가 최저임금을 적용받고 있는 현금 수송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국책은행 한곳을 조사해본 결과 조합원 기준 임금 평균이 약 7200만 원도 안 됐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저희도 사회적 비판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지만, 사측이 노동자들의 임금만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더 문제”라며 “금융의 공공성을 외면하고 비용절감을 통한 주주이익 극대화만 추구하는 은행 경영진들이야말로 직원 고통과 고객 불편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 사측은 최초 0.9%의 임금인상률로 시작해 지난달 1.4%를 제시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노조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당위를 강조할 계획이다.

김화빈 (hw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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