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0여개국 정치권에 4000억원 넘는 후원금 뿌렸다"

박가영 기자 2022. 9. 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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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14년부터 최근까지 20여개 국가의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최소 3억달러(약 4170억원)의 자금을 후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후원금을 통해 다른 국가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후원금에 대한 내용을 공개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분석된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정치 후원금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는 통로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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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당국자, 기밀해제 정보 인용해 이같이 밝혀..해당 국가는 공개 안 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러시아가 2014년부터 최근까지 20여개 국가의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최소 3억달러(약 4170억원)의 자금을 후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기밀 해제된 정보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 금액은 최소한의 추정치로, 러시아는 현금이나 가상자산(암호화폐), 고가의 선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후원금을 통해 다른 국가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감지되지 않은 방식으로 추가적 지원에 나섰을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를 내부에서 조종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공개한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현재 동맹국들과 협력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어느 국가의 정치권에 자금을 후원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 마다가스카르, 에콰도르의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의 한 국가 대선 후보에게는 수백만 달러(수십억원)를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밝혀진 추정치에는 러시아가 미국 정치권에 전달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노력을 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 정보당국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지지하기 위해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에서 공개적으로 조작 활동을 진행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 당국자는 "우리의 취약점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후원금에 대한 내용을 공개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분석된다. 앞서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러시아의 군사 활동에 대한 기밀정보를 수시로 공개했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기밀을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인데, 러시아 정부의 행동을 억제하고 서방이 감시하고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정치 후원금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는 통로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는 앞으로 몇 달간 국제사회의 제재 효과를 약화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은밀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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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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