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스텝' 경고음 나온 증시.."21일 FOMC까지 불확실성 최고조"
연내 4% 도달가능성도 배제 못해
21일 FOMC까지 불확실성 극대화 전망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8.1%)보다 높은 8.3%(전년 동기비 기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외 금융‧증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 21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100bp(1%포인트)까지 올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기본 전제인 “인플레이션은 정점(피크아웃)을 지났다”라는 전제가 흔들리고 있어 이에 따라 주가 지수나 개별 기업의 주가 수준과 이익 전망, 금리나 환율 등 거의 대부분의 시장 전망도 수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로 분류되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앞으로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9월 FOMC가 끝나는 21일까지는 불확실성이 극도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 참여자들 중 33%는 이달 하순 열리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bp(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날까지 100bp를 한번에 올릴 가능성은 없다는 전망이었지만 8월 CPI 발표 후 시장의 전망이 대폭 수정됐다. 75bp(0.75%)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67.0%로 전망됐고 50bp만 올릴 것으로 보는 예상은 없었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지금까지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4%선을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올해 말까지 4%를 넘길 수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 4.5%선까지 올라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까지 시장이 3.5%에서 3.75%의 기준금리 수준을 예상하고 주식 시장의 가치를 평가했다면 이제는 4%에서 4.25%까지 금리를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파월이 (잭슨홀 미팅 후) 이야기했던 것처럼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다. 9월 FOMC에서 0.75%P를 올리면 3%~3.25%까지 기준금리가 올라간다. 11월과 12월 2차례의 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연내 4% 금리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이 공개한 6월 경제전망요약의 점도표에 따르면 현재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의 중앙값을 3.375%, 내년 말 중앙값을 3.75%로 제시했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각자 예상하는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로 시장 참가자들은 이 점도표의 중앙값을 기준으로 기준 금리 인상 경로를 예상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점도표를 토대로 연준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 금리를 3%대 후반이나 4% 초반 가까이 올리고 내년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8월 CPI에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9월 FOMC에서 새로 공개되는 점도표의 금리 상단이 올라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를 예상하는 전제는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었다는 것인데 지금 이 전제 자체가 흔들리다 보니 시장금리와 달러화 가치, 연준의 금리 상승 전망까지 거의 모든 거시경제 전망이 수정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과 이익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하고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불확실성은 9월 FOMC가 끝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식 기자회견으로 입을 여는 21일까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연준은 FOMC 일주일 전부터 위원들이 대외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 블랙아웃이란 제도를 운영해 앞으로 FOMC가 열리기 전까지 시장에서는 연준의 행보를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회의 전까지가 가장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가 될 것”이라며 “FOMC 이후에는 소강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고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는 성장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윤지호 센터장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대신 필수 소비재나 리오프닝(경제 재개)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식들은 앞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이기에 선별해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최석원 부문장도 “연준의 기준금리가 더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더욱 심하게 받을 것”이라며 “채권시장이 불안해지고 증시에서는 성장주 중심으로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문장은 “결국 고용과 경기 상황을 일정 부분 희생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것이 연준의 목표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실적도 하향 조정되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전자, 中 반도체 공장 노후장비 매각 시동… “방안 모색 초기 단계”
- 40주년 앞둔 쏘나타, 얼굴 바꾸니 美 판매량 급증
- [단독] 14년 우여곡절 끝에 운항 멈춘 한강 유람선 아라호, 8번째 매각도 유찰
- 축구장 100개 규모 연구소에 3만5000명 채용하는 화웨이… 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는 감원 바람
- 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설계 계약 체결
- “올해 핼러윈 가장 무서운 영상”… 외신도 놀란 현대차 로봇
- WBC 한국팀 괴롭힌 마법의 진흙… “야구공 점착성·마찰력 높여”
- 치킨업계 1·2·3위 얼굴, 한달새 모조리 바꿨다… ‘치킨왕’ 자리 놓고 스타마케팅
- [美 대선] 美대선이 시작됐다, 시나리오는?
- 최태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많은 기술 보유…AI 흐름 타고 성과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