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자판호' 잔치 벌이는데..외자판호는 15개월째 '빗장'

정은지 기자 2022. 9.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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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판호 발급 정상화 수순..텐센트 등도 포함
외산 게임 판호는 '전무'..10월 공산당 당대회에 '촉각'
ⓒ News1 DB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이 4개월 연속이자 올들어 다섯번째 게임 내자 판호를 내주며 규제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9월 판호 발급 대상에는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중국 양대 게임사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게임이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반면 외자 판호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봉쇄'에 나서며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게임업계는 올 10월 개최 예정인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발표될 게임 산업 정책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국가신문출판서 홈페이지.

◇"텐센트도 받았다"…판호 발급 정상화 기대감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중국국가신문출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바일 게임 69개를 포함해 총 73개 게임을 대상으로 게임 신규 서비스 허가 판호를 발급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번에 판호를 받은 게임 중 난징왕뎬과기의 '건강보위전'은 텐센트를 모회사로 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넷이즈의 '전명성길거리농구파티'도 판호를 받았다. 중국 양대 게임사에 대한 판호가 발급된 것은 지난 4월 중국의 판호 발급 재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간 뚜렷한 이유 없이 게임 서비스 허가 판호를 내주지 않았었다. 이로 인해 게임 판호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 게임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으며, 사업을 중단한 게임사가 2만개에 달한다는 중국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지난 4월(45개)에 판호 발급을 재개한 데 이어 3개월 연속 판호를 내줬다. 발급 개수도 지난 6월 60개, 7월 67개에서 8월 69개로 늘어났다.

판호 발급 건수 증가와 메이저 게임사에 대한 판호 발급이 이뤄짐에 따라 중국 게임업계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음상디지털출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게임 판호 발급 부재와 당국의 규제 압박으로 인해 게임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2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상반기부터 매출 증가세를 보인 중국 게임업계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내자 판호 열리는데…외자판호는 15개월째 '0'

중국 당국이 게임 판호 발급을 확대하고 있으나,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중국 당국은 올들어 300여개 게임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지만 이는 모두 중국 내에서 개발된 게임을 대상으로 한 '내자' 판호다. 외산 게임에 대해서는 '외자 판호'를 발급한다. 이번 판호 발급 대열에도 외산 게임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6월 28일을 마지막으로 발급했던 외자 판호는 1년 넘게 추가 발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인 님블뉴런이 개발한 PC온라인 생존 배틀 아레나 '이터널 리턴'의 모바일 버전이 중국 내 내자 판호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여전히 외국산 게임에 대한 규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터널 리턴 : 인피니트'의 경우, 지난 2020년 말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나', 지난해 6월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이 받았던 외자 판호와 달리 '내자 판호'를 발급 받았다. 내자 판호란 중국 내 게임에 부여하는 판호로, 이 게임이 '중국 게임'으로 분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 하고 있는 '화평정영'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19년 5월 배틀그래운드 모바일 중국 버전인 '절지구생'의 중국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판호 발급이 지연된 것이 그 이유였다. 절지구생 서비스는 중단됐지만, 이 게임은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화평정영'으로 재탄생했다. 크래프톤은 텐센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화평정영에 대해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 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7~2021년까지 매년 외자 판호를 발급한 바 있다. 지난 5년간 누적 외자 판호 발급 건수는 859건에 달한다. 그러나 2017년 456건, 2018년 50건, 2019년 180건, 2020년 97건, 2021년 76건 등 외자 판호 발급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대해 중국 유력 경제 매체인 21세기경제보도는 "외자 게임 판호의 발급 시점은 향후 게임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외자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은 중국 게임 산업 경쟁 저하 요소로 꼽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 판호 발급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유럽이나 북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10월 개최 예정인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발표할 게임 정책에 따라 추세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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