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유럽 경기침체 확률 커져..한국 성장 둔화 전망"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으며,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는 무역 경로를 통해 한국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박경훈 차장과 김찬우·정원석 과장 등이 14일 공개한 보고서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은 물가오름세(인플레이션)를 잡기 위한 빠른 금리 인상, 에너지 수급 차질 심화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에 대해 “고인플레이션의 지속과 이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속한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위험”이라며 “연준의 정책 대응이 과도하거나 미흡할 경우 위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유럽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주요한 위험”이라며 “전쟁, 이상기온 등에 따라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미국·유럽의 최근 여건을 과거 경착륙 시기와 비교해 보니 미국과 유럽 모두 고용은 양호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었다. 가계부채는 미국의 경우 과거보다 양호하나 유럽은 부채가 과거보다 많았다. 경착륙 시기는 미국은 1971년 이후, 유럽은 1999년 이후로, 정책금리가 3분기 이상 연속 상승한 시기 중에서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역성장한 시기를 말한다.
연구팀이 다양한 지표와 계량분석방법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최근 들어 미국·유럽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미국·유럽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블룸버그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유럽의 경기침체확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또 연구팀이 분포예측모형을 통해 향후 1년 이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추정한 결과, 유럽(32%)의 경기침체 확률이 미국(15%)보다 높았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연구팀이 지난 5월 추정(0.4%)한 것보다 크게 뛰어올랐다.
연구팀은 “중국의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유럽의 경기가 둔화할 경우, 이들 국가와 교역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의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되면 한국의 성장과 물가오름세가 동시에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럽발 공급 충격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할 때는 국내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향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그 전개 상황과 경제적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열광시킨 ‘수학천재’ 소녀 씁쓸한 결말
- 한양대와 숙대 교수들도 “윤 대통령 즉각 퇴진”…줄 잇는 대학가 시국선언
- [종합] 과즙세연♥김하온 열애설에 분노 폭발? “16억 태우고 칼 차단” 울분
- 여당조차 “특검 수용은 나와야 상황 반전”···정국 분기점 될 윤 대통령 ‘무제한 문답’
- ‘킥라니’ 사라지나…서울시 ‘전동킥보드 없는 거리’ 전국 최초로 지정한다
- 추경호 “대통령실 다녀왔다···일찍 하시라 건의해 대통령 회견 결심”
- “사모가 윤상현에 전화 했지?” “네”···민주당, 명태균 음성 추가 공개
- ‘명태균 늑장 수사’ 검찰, 수사팀 11명으로 대폭 증원…특검 여론 차단 꼼수 논란
- [이기수 칼럼] 저항은 시작됐다
- 마약 상태로 차량 2대 들이 받고 “신경안정제 복용” 거짓말…차에서 ‘대마’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