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유럽 경기침체 확률 커져..한국 성장 둔화 전망"

최희진 기자 2022. 9. 14.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증권거래인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일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으며,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는 무역 경로를 통해 한국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박경훈 차장과 김찬우·정원석 과장 등이 14일 공개한 보고서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은 물가오름세(인플레이션)를 잡기 위한 빠른 금리 인상, 에너지 수급 차질 심화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에 대해 “고인플레이션의 지속과 이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속한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위험”이라며 “연준의 정책 대응이 과도하거나 미흡할 경우 위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유럽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주요한 위험”이라며 “전쟁, 이상기온 등에 따라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미국·유럽의 최근 여건을 과거 경착륙 시기와 비교해 보니 미국과 유럽 모두 고용은 양호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었다. 가계부채는 미국의 경우 과거보다 양호하나 유럽은 부채가 과거보다 많았다. 경착륙 시기는 미국은 1971년 이후, 유럽은 1999년 이후로, 정책금리가 3분기 이상 연속 상승한 시기 중에서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역성장한 시기를 말한다.

연구팀이 다양한 지표와 계량분석방법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최근 들어 미국·유럽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미국·유럽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블룸버그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유럽의 경기침체확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또 연구팀이 분포예측모형을 통해 향후 1년 이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추정한 결과, 유럽(32%)의 경기침체 확률이 미국(15%)보다 높았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연구팀이 지난 5월 추정(0.4%)한 것보다 크게 뛰어올랐다.

연구팀은 “중국의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유럽의 경기가 둔화할 경우, 이들 국가와 교역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의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되면 한국의 성장과 물가오름세가 동시에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럽발 공급 충격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할 때는 국내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향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그 전개 상황과 경제적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