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신드롬]②'오겜'에 위상이 달라졌다..'한드' 본 전세계 "오!"
넷플 '지옥·지우학' 등 공개 직후 글로벌 순위 상위권 진입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나는 내 스스로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문을 열어줬고, 우리가 모두 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인 '에미상' 감독상의 영예를 안은 황동혁 감독이 밝힌 수상 소감이다.
오징어게임 시즌2를 준비중인 황 감독은 "이것이 비영어권 작품이 받는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포부까지 밝혔지만 비영어권 드라마가 에미상 감독상을 최초로 받은 것만으로도 역사에 남을 쾌거다.
지난 20년간 대장금, 겨울연가, 별에서 온 그대 등 한국 드라마가 전세계적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을 주도했지만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방송국'이 등장한 이후 탄생한 오징어게임은 'K드라마'의 위상을 단숨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넷플 '지옥'·'지우학'도 글로벌 흥행…"장르물임에도 사회적 갈등 다뤄 현실적"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파워와 한국의 창의적인 제작능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전세계에 오징어게임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제 한국 드라마는 전세계가 '믿고 보는 드라마'(믿보드) 반열에 올라섰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이 'K 드라마' 자체의 글로벌 인기로 이어지면서다.
14일 넷플릭스와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공개 후 28일간 16억 5045만 시간의 시청량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에 올랐는데, 이후 'K드라마'가 공개 직후 넷플릭스 순위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건 이젠 일상이 됐다.
지난해 11월 나온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은 공개 첫날 전세계 1위를 찍었다. '오징어 게임'이 6일 만에 이뤄낸 1위 기록을 하루 만에 깼다. 지난 1월에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이틀 만에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보다 제작비를 100억원 더 들인 넷플릭스 '수리남'은 지난 12일 공개 2일차에 전세계 8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방송에서 공개되고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로 간 드라마도 인기다. KBS '신사와 아가씨'는 지난 12일 전세계 7위, KT 자체 케이블 채널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8위를 기록했다.
◇오징어게임 열풍 계기로 '한국적 소재' 글로벌 홀렸다
최근 'K 드라마'의 글로벌 열풍이 거세진 배경에는 오징어 게임 여파로 한국적 소재에 대한 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낸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기존 영어권 콘텐츠의 소재 고갈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도 영향을 줬다. 정덕현 평론가는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나오는 비슷한 콘텐츠와 달리 새로운 것을 (OTT 플랫폼에서) 찾으려는 흐름이 있었다"며 "오징어 게임이 그런 콘텐츠 중 하나"라고 말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우영우는 주체적인 장애인, 신사와 아가씨는 기억상실증 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다룬 게 통했다"고 말했다.
깊이감 있는 현실성도 흥행 요인이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일본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2020)처럼 데스게임 형태지만 흡인력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저널리스트 마쓰타니 소이치로는 야후 재팬에서 "일본을 중심으로 한 데스게임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가벼움인데, '오징어 게임'은 그 가벼운 소재를 (사회적으로) 무겁게 그려 히트를 쳤다"고 말했다.
하재근 평론가도 "국내 드라마는 액션을 해도 현실적으로 만들어, 스케일이 더 큰 다른나라에 비해 몰입도가 크다"며 "특히 오징어 게임은 계층 간 갈등 같은 사회적인 문제를 녹여내 장르물임에도 현실성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만 K콘텐츠의 위상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최근 일부 넷플릭스 국내 드라마가 혹평을 받으면서다. 6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는 스페인 원작을 한국 배경으로만 변경하는데 그쳤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왔다.
흥행만 집중해 독창성에 공을 덜 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정덕현 평론가는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도전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이 적어졌다. 안전한 선택을 많이 한 결과"라며 "(종이의 집은) 그저 해외 작품의 한국판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런 정도의 시도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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