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덕분에 번영".. 홍콩 의원의 시진핑 예찬론 [김태욱의 세계人터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1일(이하 현지시각)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일국양제의 성공은 증명됐다"고 주장한 반면 서방은 일제히 "중국은 영국과 약속한 홍콩 자치권 보장에 대한 약속을 어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이날 기념식에서 일국양제라는 단어를 20번 언급하며 "세계는 일국양제의 성공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2020년 중국이 통과시킨 국가보안법은 홍콩 자치권을 무너뜨렸다"며 "우리는 홍콩인과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도 중국을 비판했다. 존슨 당시 총리는 이날 "일국양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반환 25주년이 되는 이날 우리는 중국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묵과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국제사회가 최근 홍콩에 주목한 또 다른 이유는 타이완을 둘러싼 양안 갈등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하자 '타이완 의제와 차세대 중국 통일 백서' 발간을 통해 향후 타이완에 홍콩식 일국양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머니S는 정확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일과 6일 유니스 융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과 비대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융 의원은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시아버지와 절연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신문에 게재한 친중 성향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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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국양제는 지난 25년 동안 성공리에 유지됐다. 중국의 사회주의와 홍콩의 자본주의가 훌륭히 양립했다. 홍콩이 전 세계 금융 중심지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홍콩의 성공은 중국 덕분이다. 최근 홍콩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미국·영국 등에 비해 낮은 비결이기도 하다.
- 지난 2020년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 전후로 일국양제에 대한 평가가 나뉜다. 최근 홍콩 내 민주주의가 크게 위협받는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국가보안법은 홍콩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었다. 지난 2019년 반정부 시위는 홍콩 안보에 큰 구멍이 있음을 상기시켜줬다.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홍콩 내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홍콩 헌법'으로 불리는 홍콩 기본법은 변함없이 그대로 남아있다. 홍콩 기본법은 언론의 자유와 의회민주주의 등을 명시한다. 아울러 국가보안법은 중국에만 있는 법이 아니다. 전 세계에는 다양한 국가보안법이 있다.
- 국가보안법 강화는 전 세계 민주진영 국가들의 행보와 상반된다. 북한과 대치하는 한국도 오랜 기간 국가보안법 일부 조항 폐지를 검토 중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독재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보안법과 민주주의는 무관하다. 국가보안법은 홍콩의 안전과 관련된 법이다. 지난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는 폭력 시위였다.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함께 점심 먹자'며 시위에 참여할 것을 사실상 강제했다. 그들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도로를 점령했다. 열차 운행도 방해하고 공공기관에 난입하기도 했다. 경찰의 수사권 강화를 명시한 국가보안법 43조항이 탄생한 배경이다.
- '형법의 절제'는 민주진영 국가 사이에 형성된 공감대다. 수사권 강화는 이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방금 '홍콩 기본법이 민주주의를 지킨다'고 했지만 국가보안법이 사실상 홍콩 기본법을 무력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형법의 절제는 인권 보호와 관계가 있다. 하지만 당시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의 인권을 마구 짓밟은 '민주진영' 시위대의 행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법제도 미비로 경찰이 안보에 치명적인 인물 체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해보라. 이는 경찰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가보안법이 홍콩 기본법을 무력화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국가보안법은 당초 홍콩 기본법의 상위법이다. 기본법은 '홍콩의 헌법'으로 불릴 뿐 결코 헌법은 아니다. 당연하지만 홍콩 시민이 따라야 할 헌법은 하나다. 바로 중국 헌법이다. 중요한 점은 국가보안법이 기존 홍콩 하위법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국가보안법 45조항은 배심원을 배제한 채 비공개 재판을 할 수 있는 권한을 홍콩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했다. 영국식 사법 체계가 바탕인 홍콩에서 배심원 없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드문 일 아닌가.
▶아니다. 국가보안법 제정 이전에도 모든 치안재판은 배심원 없이 진행됐다. 일부 지방법원에서도 배심원 없이 재판을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배심원 제도가 홍콩에 깊이 자리매김한 것도 사실이다. 국가보안법 45조항이 비공개 재판 진행 권한을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한 이유는 배심원 보호의 성격이 크다. 앞서 홍콩에서는 배심원 보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얼굴이 공개되는 것이 꼭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주말 법률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만난 변호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국가보안법 피고인의 변호를 맡은 그는 내게 "배심원제가 공정한 재판의 필수 요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배심원제와 재판의 공정성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 국가보안법 47조는 홍콩 행정장관이 재판의 국가 기밀 관련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다. 사법부 독립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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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만 선거에 출마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공직에 몸담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서 몇몇 '민주진영' 홍콩 인사는 미국 등 서방에 자국 관료에 대한 제재를 요청했다. 이들을 과연 '애국자'라고 할 수 있는가. 조국을 사랑한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방금 '친중'이라는 정의는 누가 내렸는가. 서방 언론에서는 나를 '친중'이라고 부르지만 일각에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처럼 성향은 주관적이다. 다만 확실한 점은 90명 의원 동료 모두 애국자라는 것이다. 우리는 조국을 깊이 사랑한다.
- 시 주석의 '4대 의무'와 국가보안법은 모두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릴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애국심은 자발적으로 형성돼야 하지 않는가. 애국심이란 무엇인가.
▶애국심이란 '조국에 대한 사랑을 기반으로 현 법치주의 제도를 사랑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애국자라면 지난 2019년 반정부 시위에 참석해 국가를 파괴하는 일에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국가의 발전을 위한 언론의 비판은 중요하다.
- 중국은 자국에 비판적인 언론을 탄압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홍콩 당국은 지난 1967년 이후 언론에 적용하지 않았던 선동죄를 꺼내 들어 빈과일보 경영진을 기소하지 않았는가. 빈과일보 외 폐간한 매체들도 모두 반중 성향의 언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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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다. 펠로시 의장과 미국 정치인들의 타이완 방문은 중국 정부를 자극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타이완이 독립 국가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중국은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 국무원 타이완 판공실이 발간한 '타이완 백서'에는 향후 중국이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이 담겼다. 중국은 양안 통일 이후 타이완에 홍콩과 같은 일국양제를 적용할 것이다.
- 인터뷰 초반 홍콩이 중국 덕분에 경제적으로 번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부유'를 앞세운 시 주석의 경제관이 헝다그룹의 파산을 초래하지 않았는가. 앞서 리커창 총리도 빅테크 기업 규제를 두고 시 주석과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시 주석의 공동부유론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 실제로 시 주석 지도하에 중국은 빈곤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중요한 사실은 공동부유가 단순 경제적인 의미가 아닌 사회적인 의미도 내포한다는 점이다. 공동부유는 중국인이라는 자긍심 고취를 주요 목표로 하며 실제로 시 주석은 이 점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시 주석은 우리에게 경제가 모든 것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마지막으로 헝다그룹 파산은 정부의 정책 문제라기보다는 사측의 책임이 더 크지 않나.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 지난달 '위대한 모국의 피가 흐르는 중국인으로서 시아버지 엘머 연과의 모든 관계를 끊는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앨머 연은 해외에 홍콩 의회를 조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직 의원으로서 홍콩 시민들에게 개인적인 신념을 밝힐 필요가 있었다. 앨머는 홍콩과 중국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평소에도 '중국의 제도는 실패할 것' 등의 주장을 반복한 그와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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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기자 taewook97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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