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3세 정기선, 활동 반경 넓히며 후계구도 굳힌다

옥승욱 2022. 9. 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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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국내외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사업장을 찾을 때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동행하며 현장 경험을 쌓는 한편 해외 전시회와 박람회에도 직접 참석해 선박 수주 등에 앞장 서는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사장은 지난 1일 현대중공업그룹 자율운항 스타트업 '아비커스'를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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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뉴시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현대중공업그룹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국내외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사업장을 찾을 때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동행하며 현장 경험을 쌓는 한편 해외 전시회와 박람회에도 직접 참석해 선박 수주 등에 앞장 서는 모습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 박람회(CES)에서 CEO로 정식 데뷔한 후 국내와 해외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빠르게 경영 승계를 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사장은 지난 1일 현대중공업그룹 자율운항 스타트업 '아비커스'를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간담회가 끝난 후에는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저녁 식사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도 직원들에게 "회사 확장을 구상했기 때문에 아비커스를 시작했다"며 "아비커스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직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5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 글로벌R&D센터(GRC) 공사 현장을 찾은 장면도 눈에 띈다. GRC는 정 사장이 유난히 신경 쓰는 신기술 개발의 총 본산이다. 정 사장은 당시 공사 현장을 꼼꼼히 살피며 진행 상황을 일일이 점검하기도 했다.

GRC는 연면적 5만3000평,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다. 이곳에는 HD현대,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 현대오일뱅크 등 총 17개사가 올 연말 입주할 예정이다. R&D·엔지니어링 인력 등 5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해외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그룹 신기술 소개와 함께 선박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정 사장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스에너지 산업전시회인 ‘가스텍(Gastech) 2022’에 참석해 그룹 미래 친환경기술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행사 기간에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과 암모니아 추진·운반선, LNG-수소 혼소 엔진, 디지털트윈(HiDTS), 자율운항솔루션(HiNAS 2.0) 등 총 10건의 기술인증 획득과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는데, 이 모두를 정 사장이 직접 주도했다.

지난 6월에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조선해양 박람회에서 그리스 선주들을 만나 수주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포시도니아 박람회는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유럽 초대형 선주들도 대거 방문하는 행사여서 글로벌 조선해양 업계의 비즈니스 장(場)으로 평가받는다.

재계는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정 사장으로의 경영 승계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특히 40대 초반에 그룹 회장직에 오른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 연말 예정된 판교 글로벌R&D센터(GRC) 입주는 정 사장의 그룹 내 입지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 사장은 신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GRC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율운항과 수소 등 신사업을 직접 이끄는 만큼, GRC 입주 이후 정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지난달 정기 인사를 통해 김동관 후계 체제를 확고히 했다"며 "현대중공업그룹도 정기선 사장 체제로 후계구도를 확정하는 행보를 더 빨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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