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는 살아있다, 2만여 함성과 함께

안병길 기자 2022. 9. 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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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록의 전설 ‘송골매’의 40년만의 전국투어 콘서트를 알리는 서울 공연이 지난 11일(~12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렸다. PRM



록의 살아있는 전설 ‘송골매’는 영원했다.

지난 11일~12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구 체조경기장)에서 ‘2022 송골매 전국 투어 콘서트 : 열망(熱望)’의 시작을 알리는 서울 공연이 총 2만여 팬이 몰린 가운데 화려하게 막내렸다.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끌며 한국 대중음악에서 록 음악을 주류 장르로 끌어 올린 ‘송골매’의 32년만 컴백이자, 밴드의 아이콘이었던 배철수와 구창모가 약 40년 만에 함께 하는 공연이기에 개최 전부터 많은 팬의 기대를 모았다.

1980년대 ‘송골매’와 동시대를 살았던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오프닝 영상에 이어, 불멸의 히트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전주 기타 리프 음향에 맞춰 배철수와 구창모가 함께 무대에 오르자 ‘송골매’의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어 “송골매를 사랑하는 분들 모두 다 모이셨나요”라는 외침과 함께 또 다른 히트곡 ‘모여라’가 공연장에 울려퍼지자, 이미 중년을 넘긴 팬들은 배철수와 구창모의 몸짓 하나하나에 눈시울을 붉히며 공연의 부제인 ‘내가 나였던’ 시절로 다시 돌아갔다. 배철수는 “대한민국 록 콘서트 중 평균 연령이 약 45세로 가장 높을 것 같다”라면서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웃음을 불렀다.

배철수와 구창모는 공연 내내 ‘송골매’라는 이름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된 것에 대해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구창모는 “이렇게 큰 무대에 설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살이 떨릴 정도로 흥분하고 있다. 흥분하다 보니 박자도 놓친 것 같다”라고 했고, 배철수 또한 “꿈인지 생시인지 얼떨떨하다.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기타를 잡고 있으니 20대로 돌아간 것 같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뮤지션 배철수와 구창모의 음악 일대기를 하루 안에 돌아 볼 수 있는 레퍼토리로 ‘전설의 그룹사운드’ 타이틀에 걸맞은 ‘송골매’ 음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1978년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인연을 맺게 된 제1회 TBC 해변가요제 출전 작인 구창모(홍익대학교 소속 ‘블랙테트라’)의 ‘구름과 나’와 배철수(한국항공대학교 소속 ‘활주로’)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이어 부르며, 당시 상황을 재치 있는 토크로 풀어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배철수는 구창모가 ‘송골매’를 탈퇴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사실 진심으로 구창모가 잘되길 바랬다”라고 얘기해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으며, 구창모는 “배철수는 가까운 곳에서 응원도 성원도 많이 해줬다. 솔로 데뷔도 배철수와 상의를 많이 했었다. 배철수가 많이 응원해줬다”라며 이어 긴 시간 동안 변치 않는 두 사람의 우정과 마음을 담은 ‘처음부터 사랑했네’를 열창해 나갔다.

‘송골매’는 1980년대 한국 가요사를 풍미했던 셋리스트 총 27곡을 3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선보였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두 노장 로커는 연신 흔들리지 않는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구창모는 전성기 시절의 고음과 미성보다 더욱 숙련된 가창력을 선보이며, 뮤지션으로서 건재함을 다시 한번 과시해 수많은 대중으로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송골매’는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더 뜨거운 무대로 관객들과 함께했다. ‘하늘 나라 우리님’, ‘탈춤’, ‘세상만사’로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모든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 같이 뛰어놀며 20대 청춘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반응을 보였다. 무빙 무대를 활용해 배철수와 구창모가 2층 객석 가까이 다가가자 관객들은 흥을 숨기지 못했고, 옛 추억을 회상시키는 다채로운 영상에 미러볼, 키네틱볼 등 곡 분위기에 어울리는 장치물을 더해 공연에의 몰입도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앙코르 무대의 마지막 곡 ‘모두 다 사랑하리’에서 배철수와 구창모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이 기적적인 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 감상을 밝혔고, 구창모 역시 “사랑합니다”라며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투어가 배철수와 구창모가 함께하는 ‘송골매’의 마지막 무대임이 사전 예고된 만큼,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번 공연은 ‘송골매’와 함께 청춘을 함께 보냈던 40~60대의 관객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함께 공연장을 찾은 10~20대 관객들도 꽤 많았다. ‘송골매’의 음악으로 모두가 하나 돼 다양한 성별, 나이의 관객층이 어우러진 세대 통합이자 ‘열망(熱望)’의 장이었다.

‘2022 송골매 전국 투어 콘서트 : 열망(熱望)’은 서울 공연에 이어 계속해서 9월 24일(토)~25일(일) 부산 벡스코, 10월 1일(토)~2일(일) 대구 엑스코, 10월 22일(토)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 11월 12일(토) 인천 송도컨벤시아로 그 열기를 이어간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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