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2025년 반도체 전쟁' 칼 간다..불황에도 글로벌 업계 생산기지 구축

2022. 9. 14. 11: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마이크론 등 공장 건설 이어져
업황 둔화에도 설비투자 이어갈 것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부지 전경. [테일러시 홈페이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업황 둔화 우려에도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늘려가며 향후 반등 시기를 대비하고 있다. 공장 가동에 수 년이 걸리는 만큼 반등을 미리 준비해 점유율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불확실성에 ‘베팅’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반등 시점을 맞추지 못할 경우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왼쪽 세번째) 마이크론 CEO와 제니퍼 그랜홈(왼쪽 네번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이다호주 보이시에서 열린 D램 반도체 공장 착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AP]

14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은 150억달러(약 21조원)를 들여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신규 D램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D램 공장 건설을 추가로 계획 중이다.

인텔도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8조원)를 들여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뉴올버니에서 기공식이 열렸다. 이곳도 2025년 가동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하이오주 뉴올버니 인텔 신규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FP]

지난 7월부터 평택캠퍼스 P3(3공장)를 가동한 삼성전자도 P4의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P4는 2024년 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공장 역시 2024년 가동이 목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공식에 참석한 기흥캠퍼스 내 기흥 연구개발(R&D) 단지는 2025년 전용라인이 가동된다.

SK하이닉스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를 짓는다. 올해 이사회에서 부결된 인근 M17 신규 공장 착공은 반도체 시황 등 경영환경을 고려해 시점을 결정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M15X 및 M17 예정부지. [SK하이닉스 제공]

대만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는 신주과학단지에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 평탄화 작업을 시작했다. TSMC는 2025년 2나노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인 SEMI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건설투자는 올해 280억달러 규모로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28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가 업황 둔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증설 투자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도체 시장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인상, 경기 침체 등으로 전방수요가 둔화되면서 재고가 축적되는 등 가팔랐던 성장 상승곡선이 완만해지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비용 때문에 가동 중단도 어렵다. 전방 수요 둔화로 재고가 쌓이고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경우 다시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반도체 시장 침체가 2024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58.6%였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는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8월 PC용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 빠졌다. 메모리카드·USB용 128Gb 낸드플래시의 8월 고정 거래가격도 전월 대비 1.67%내려 지난 6월 이후 3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도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올해 109조192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후 내년엔 다시 98조953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49조7940억원에서 42조62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까진 향후 중기 시장 상황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테크내비오는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5.8%씩 증가해 2026년 1564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증설에 대해 “2025년 업황 반등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늘리기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M15X 건설을 계획했다”며 “다가올 호황기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둔화로 인한 내년 설비투자 감소 우려가 높지만 메모리의 경우 과거 업황 반등 구간에서 항상 설비투자가 증가해 투자가 크게 감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중 메모리 업황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